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11일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 이후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만나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설명하려 했으나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이날 세종시 관련 의원총회를 마무리하는 발언을 하면서 “이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이 같은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고 정미경 대변인이 전했다.
친박계 허태열 최고위원 등은 “대통령 특사로 유럽을 다녀온 후인 지난해 9월 청와대를 방문한 박 전 대표가 이 대통령과 독대해 세종시 문제를 논의했지만 서로 의견이 엇갈리자 다시 만나 상의하기로 했는데 이 대통령이 이 약속을 어긴 것 아니냐”는 주장을 해왔다. 이 대통령은 정 대표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듣고 “(세종시 수정안에 관해) 상의하기 위해 박 전 대표에게 연락을 했는데 박 전 대표는 ‘수정안에 대해 또 말할 텐데 그러면 만날 필요가 없다’고 해서 만나지 못했다”는 말을 했다고 정 대표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의 핵심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게 면담을 제안한 것은 사실이며 그 시점은 지난달 11일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 이후”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유정복 의원은 “주호영 특임장관이 4일 의원회관 사무실로 박 전 대표를 찾아와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를 만났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해왔다’며 만남을 제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 전 대표는 당시 주 장관에게 “대통령이 만나자고 하면 얼마든지 좋은 일이고 지금껏 그래 왔다”면서도 “지금 세종시 문제는 견해차가 분명한데 그냥 만나기만 하면 의견 차이만 확인하고, 나중에 부정적인 얘기만 나오게 돼 안 만나느니만 못한 것이 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고 유 의원이 전했다.
박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주 장관과 이 문제를 조율할 친박 측 창구로 유 의원을 지목했다고 한다. 이후 주 장관과 유 의원 간에 한두 차례의 통화가 이뤄졌으나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회동에 관한 얘기는 없었다고 한 친박 의원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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