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지방선거 ‘D―90일’을 맞아 출마할 공직자들이 일제히 사퇴하면서 여야 시도지사 후보군의 윤곽이 가시화하고 있다. 올해 지방선거에서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각 당이 경선을 치를 확률이 높아 여야 내부 경선이 대진표를 짜는 1차 관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한나라당, 서울 3파전
최대 격전지인 서울시장 후보 경쟁은 현직의 오세훈 시장에게 원희룡 나경원 의원이 도전하는 3파전 양상이다. 여기에 김충환 의원도 출사표를 낸 상태다. 그러나 당 밖에서 ‘거물급 후보’를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확실하게 승기를 굳히기 위해서다. 박세일 서울대 교수가 영입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경선이 너무 과열될 경우 최종 후보에게 많은 흠집이 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경기에선 김문수 현 지사가 재출마하는 방향으로 굳어지고 있다. 김 지사의 지지율이 높아 김 지사가 출마할 경우 대항마가 없어 경선은 물 건너갈 것으로 보인다. 친박(친박근혜)계 이계진 의원이 출마선언을 한 강원에선 친이(친이명박)계 후보의 도전 여부가 관심이다.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오후 늦게 사퇴했지만 경남지사 출마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이미 출사표를 낸 이방호 전 사무총장이 “경선을 완주하겠다”고 배수진을 치자 이 장관이 당내 경선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돌았다. 청와대 정무라인 관계자는 “교수 출신으로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장관까지 하면서 정권의 덕을 많이 봤는데 너무 편한 길만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시 논란의 한복판에 선 충남에선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반발해 도지사직을 사퇴한 이완구 전 지사의 출마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이 전 지사는 현재 지역에서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 민주당 내 주류·비주류 격돌할 듯
민주당은 정세균 당 대표 체제를 구성한 친노(친노무현) 386 및 수도권 의원들과 10개월 만에 복당한 정동영 의원이 주도하는 범비주류 진영이 치열한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정 대표가 경선 없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서울시장 후보로 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비주류 측은 “현직 시장(오세훈)을 둔 한나라당은 흥행몰이 경선을 하는데 야당이 눈길을 못 끄는 전략 공천을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수도권 3선 의원)는 반론이 나왔다. 한 전 총리의 수뢰사건 1심 선고공판이 4월 9일로 잡힌 것도 후보결정 과정에 중요 변수다.
경기지사 후보는 주류의 지지를 얻는 김진표 최고위원과 정동영 천정배 등 비주류의 후원을 받는 이종걸 의원(3선)의 양강 구도다. 그러나 4일 국민참여당 소속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경기지사 후보로 나설 뜻을 비쳐 야권 단일화 이슈와 맞물려 혼전이 예상된다.
진보신당에서는 노회찬(서울) 심상정(경기) 등 지명도 높은 전직 의원이 뛰고 있지만, 자력으로 선거판도를 흔들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요 기반인 광주에선 공천 신경전이 더 치열하다. 강운태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앞서가면서 박광태 광주시장, 이용섭 의원, 정찬용 전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이 뒤를 쫓고 있다.
민주당에선 친노 인사들의 전면 배치가 눈에 띈다. 한 전 총리 이외에도 안희정 최고위원(충남),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던 이광재 의원(강원)이 도지사 후보로 전략공천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대중 정부 시절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이태복 씨는 자유선진당에 입당해 충남지사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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