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길목’ 강경 반대론자가 차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6일 03시 00분


하원 세입위장 대행 샌더 레빈… 주미대사관 “큰 암초 만난 셈”

부적절한 선물 수수 혐의로 윤리위원회 조사를 받자 미국 하원 세입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한 찰스 랭걸 의원(민주·뉴욕) 대행에 자동차산업 본산지인 미시간 주 출신 샌더 레빈 의원(78·민주·사진)이 4일(현지 시간) 선임됐다.

랭걸 전 위원장이 대표적인 지한파 의원인 반면 레빈 의원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한국 측에 유리하다며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대표적인 강경파 의원이어서 한미 FTA 체결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한미 FTA 추진에 공을 들이고 있는 주미 한국대사관에 비상이 걸렸다. 하원 세입위원회는 세금을 어떻게 매길지 결정하는 곳으로 미 의회에서 FTA를 전담하는 주무기관이다.

20선인 랭걸 전 위원장의 후임은 원래 내부 규정대로 한다면 19선인 피트 스타크 의원(민주·캘리포니아)이 맡아야 하지만 공화당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다는 평에 따라 민주당 지도부가 레빈 의원을 지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빈 의원은 1983년부터 미 하원의원을 지내고 있는 14선 의원이다.

레빈 의원은 지역구인 미시간 지역 내 제조업과 자동차산업 노조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으며 한국 정부는 미국 제품에 대한 수입 제한 조치를 축소해야 한다는 등 한미 FTA를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강하게 내왔다. 주미 한국대사관 내에선 “FTA의 최종 결정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내리겠지만 하원 세입위원장 자리는 미 의회에서 FTA 길목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곳”이라며 “간단치 않은 암초를 만난 셈”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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