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절한 선물 수수 혐의로 윤리위원회 조사를 받자 미국 하원 세입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한 찰스 랭걸 의원(민주·뉴욕) 대행에 자동차산업 본산지인 미시간 주 출신 샌더 레빈 의원(78·민주·사진)이 4일(현지 시간) 선임됐다.
랭걸 전 위원장이 대표적인 지한파 의원인 반면 레빈 의원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한국 측에 유리하다며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대표적인 강경파 의원이어서 한미 FTA 체결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한미 FTA 추진에 공을 들이고 있는 주미 한국대사관에 비상이 걸렸다. 하원 세입위원회는 세금을 어떻게 매길지 결정하는 곳으로 미 의회에서 FTA를 전담하는 주무기관이다.
20선인 랭걸 전 위원장의 후임은 원래 내부 규정대로 한다면 19선인 피트 스타크 의원(민주·캘리포니아)이 맡아야 하지만 공화당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다는 평에 따라 민주당 지도부가 레빈 의원을 지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빈 의원은 1983년부터 미 하원의원을 지내고 있는 14선 의원이다.
레빈 의원은 지역구인 미시간 지역 내 제조업과 자동차산업 노조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으며 한국 정부는 미국 제품에 대한 수입 제한 조치를 축소해야 한다는 등 한미 FTA를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강하게 내왔다. 주미 한국대사관 내에선 “FTA의 최종 결정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내리겠지만 하원 세입위원장 자리는 미 의회에서 FTA 길목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곳”이라며 “간단치 않은 암초를 만난 셈”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