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대구-광주 R&D특구 지정 준비 지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6일 03시 00분


“TK 세종시 피해의식… 참 희한해”
“내 얘기 정치적해석 말라”
“작년엔 가짜웃음이었지만 위기극복 올해엔 진짜웃음”

대구와 광주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해 온 연구개발(R&D) 특구 지정이 사실상 확정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5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대구·경북 업무보고에서 대구와 광주를 R&D 특구로 지정하는 준비 작업에 착수하도록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R&D 특구는 과학비즈니스벨트와 연계한 대구·경북지역의 특화된 발전전략으로서 대한민국의 원천, 응용, 산업 기술의 거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R&D 특구가 세워지면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중심지이자 첨단 산업단지로 도약하게 될 것”이라며 “일단 시작하고 나면 큰 기업이 들어오게 된다. 시작이 반이다. 자신감을 갖고 하라”고 당부했다. R&D 특구는 중앙정부로부터 산학연구에 따른 지원을 받을 수 있고 각종 규제가 완화된다. 지금은 대전 대덕만 R&D 특구로 지정돼 있다. 대구시는 전체 면적의 8.7%인 7680만 m²를 R&D 특구로 조성할 계획이다.

대구가 R&D 특구 후보지로 거론된 것은 세종시 문제가 불거지기 이전부터이므로 이번 이 대통령의 지시를 최근 대구·경북지역에서 일고 있는 ‘세종시 역차별’ 논란과 직접 연결하는 건 무리다. 다만 이 대통령이 직접 현지를 찾아 특구 지정을 확약한 것은 여권의 정치적 기반이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역구가 속해 있는 이 지역의 여론을 다독이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내가 들으니 지역에서 (세종시 때문에) ‘첨단복합단지도 다 빼앗기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왜 걱정하느냐”라며 “여기 말로 하자면 참 희한하다.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라고 말했다. 또 “세종시가 되면 대구, 경북이 어려워진다, 손해 본다고 한다”라며 “대구·경북이 어떤 지역인데 만날 피해의식 갖고 손해 본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지역발전에는 정치 논리가 없다”라며 “나는 지자체장도 일 잘하는 사람을 지원하고 싶다. 머릿속에서 정치적 계산을 다 버리라. 내 얘기를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또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도 뚫려 대구가 내륙이 아니라 항구다. 분지적 사고를 하면 안 된다. 그 안에서 네편 내편 가르면 어떻게 발전하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경제위기 극복 과정을 언급하며 “작년 한 해 웃으면서 다녔지만 반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작년 웃음은 가짜 웃음이었다”며 “그러나 요즘 웃음은 진짜 웃음”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북 영천에서 열린 육군3사관학교 졸업식 및 임관식에 참석해 “올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북한의) 어떠한 군사적 도발에도 대응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 조선 말기와 광복 당시 국내의 분열상을 거론하며 통합과 화합을 강조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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