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가족 1만4000가구 2017년까지 단계적 국내이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6일 03시 00분


완료후 미군 해외차출 구상

주한미군이 ‘전략적 유연성(strategic flexibility)’ 확보 차원에서 가족과 함께 한국에서 3년간 복무하는 주한미군의 근무기간 정상화 계획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금까지 주한미군 가족 250여 가구가 한국으로 이주해 경기 동두천과 의정부 지역에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 미군부대 영외에 거주하고 있다. 이전까지 미군은 서울 이북 지역에 가족들의 거주를 허용하지 않았다.

주한미군은 근무기간 정상화에 따른 미군 가족들의 한국 이주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한 관계자는 5일 “1단계로 4000여 가구, 2단계로 7000여 가구를 한국에서 살도록 할 예정”이라며 “2017년까지 모두 1만4000여 가구의 이주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주한미군 전체 인원(2만8500명)의 절반가량이 가족과 함께 살며 근무하게 되는 셈이다.

근무기간 정상화 계획은 주한미군의 성격을 ‘전진배치’에서 ‘전진주둔’으로 바꿔 근무기간을 1년에서 3년으로 늘리고 그 대신 가족과 함께 거주하도록 하는 것이다. 근무기간 정상화가 완료되면 주한미군을 한반도 외의 다른 지역으로 차출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가족과 함께 3년 동안 한국에 주둔하면서 유사시 한반도 이외 지역으로 나가 작전을 수행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복무를 이어간다는 개념이다.

현재 동두천과 의정부 지역에는 주한미군 가족을 위한 학교시설이 없어 자녀들은 버스를 타고 서울 용산에 있는 학교에 다니고 있다. 미군은 최근 동두천 기지 내 건물을 개조해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과정의 학교를 만들고 있다. 주한미군은 장차 주한미군 1만4000여 명이 가족과 함께 살 것에 대비해 평택기지에 15개 정도의 학교 건립을 한국 정부에 요구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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