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에 중립 이종구 의결
친이 “공성진과 갈등… 부적절”
되레 친박 진영의원 밀어
친박선 “친이계 저의 의심”
다른 시도당도 갈등 움직임
6·2지방선거 후보자 공천을 앞둔 한나라당의 계파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중앙당 공천심사위원 선정을 놓고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계가 격돌해 막판까지 진통을 겪은 데 이어 서울시당 공천심사위원 선정을 둘러싸고도 막판까지 힘겨루기가 벌어졌다. 나머지 시도당 공심위원장 구성을 놓고도 뜨거운 계파 간 신경전이 예고되고 있다.
○ 서울시당, 계파 갈등 드러내
서울시당은 11일 운영위원회에서 가까스로 중립성향의 이종구 의원을 위원장으로 의결했다. 공심위원으로 강승규 이범래 정태근 의원(이상 친이계), 구상찬 의원(친박계), 유일호 홍정욱 의원(중립),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 안순철 단국대 교수, 박상미 한국외국어대 교수(외부인사)가 선정됐다.
권영세 시당위원장이 자신이 만든 초안에서 공심위원에 포함시켰던 이수희 강북을 당협위원장은 이날 회의 도중 사퇴하겠다고 밝혀 1석은 공석이 됐다. 하지만 강승규 정태근 의원은 이날 의결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사퇴의사를 밝히며 반발했다. 정태근 의원은 “난 이 구성안 대로라면 공심위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공심위 구성안에 하자가 있는 만큼 최고위원회의에서 추인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갈등은 앞서 권 시당위원장이 이종구 위원장 안을 제시할 때부터 본격화했다. 친이계 의원들은 중립 성향의 이 의원에 반대하면서 오히려 친박계 진영 의원을 위원장 후보로 밀었던 것. 정태근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의원(강남 갑)과 같은 구인 (친이계) 공성진 의원(강남을)이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해 대립하고 있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친이계인 진수희 의원도 “강북의 단일 지역구이면서 합리적인 진영 의원(용산)이 위원장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친이계는 ‘권영세 안’이 위원장을 제외한 다른 공심위원을 모두 초선으로만 구성한 것에도 이의를 제기했다. 친이계의 한 재선 의원은 “재선 위원장(이종구) 의견에 초선 의원들이 자신의 견해를 펼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여기엔 친이-친박계 갈등 이외에 이 의원에 대한 친이계의 ‘앙금’도 작용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2006년 전당대회에서 이 의원은 강재섭 전 대표를 밀었고, 당시 강 전 대표와 맞서 떨어진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은 공성진 의원 등과 가까운 사이다. 권 위원장은 “친이계의 반대는 이 의원이 싫다는 감정적인 이유 하나밖에 없다”며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내 안을 바꾸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 친박 “친이계 진의 의심돼”
친박계에서는 ‘이종구 공심위원장’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같은 친박계지만 진영 의원이 위원장에 오르는 것에 불편해하는 기색을 보였다. 친박 의원을 친이가 지지하고, 같은 친박은 반대하는 형국이 벌어진 셈이다.
중앙당 공심위 파동의 당사자였던 친박계 이성헌 의원은 “권 위원장이 어렵게 중립적인 이종구 의원을 위원장으로 내정했는데 친이계가 반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굳이 다른 사람을 (위원장으로) 내세울 필요 있느냐”고 말했다. 다른 친박 의원은 “유연한 스타일의 진 의원을 위원장으로 앉혀 놓고 다수의 힘으로 공천을 주무르려는 것 아니냐”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친박계에서는 지난해 서울시당위원장 경선 과정에서 ‘친박-친이상득’ 연합에 패배한 친이재오계가 기 싸움을 자신들에게 걸어온 것이라는 해석도 내놨다. 당시 경선에서 친이재오계는 전여옥 의원을 밀었으나 전 의원은 쓴잔을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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