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이 공식적으로 안중근 의사(사진)의 호칭을 장군(將軍)으로 부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육군은 23일 계룡대 육군본부의 지휘부 회의실을 ‘안중근 장군실’로 바꿔 사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육군은 25일 안중근 장군실 개관식을 열어 안 의사의 장군 호칭 사용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육군은 “안 의사가 스스로 군인임을 강조한 바 있고 그분의 정신을 군인정신의 기본으로 삼자는 취지에서 안중근 장군으로 호칭을 정했다”며 “장군 호칭은 계급적인 의미가 아니라 국가 위기에 몸을 던진다는 상징적이고 포괄적인 무관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육군은 “사회에서 안 의사라고 호칭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안 의사는 자신을 ‘대한의군 참모중장’이라고 밝혔고 ‘국가를 위해 몸 바침이 군인의 본분’이라는 뜻의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이라는 글을 쓴 바 있다.
그러나 독립운동가 발굴과 선양 사업을 주관하는 정부 주무부처인 국가보훈처는 육군의 안 장군 호칭에 반대한다는 태도를 나타냈다. 김양 보훈처장은 22일 기자회견에서 “수십 년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하는 의사를 매년 60명씩 배출되는 장군(장성)으로 부르는 건 부적절하다”며 “지금까지 의사라고 칭했던 분을 오히려 강등시키는 셈”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군 안팎에서도 정식 군대가 아닌 의병 지휘관을 장군으로 부르는 것은 부적절하고, 장군이라는 호칭 자체가 역사성이 희박한 데다 역사적인 의거를 한 인물을 군인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등의 반론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안중근 의사 호칭에 대한 국방부의 공식 입장은 없다”며 “육군이 장군으로 사용하는 것을 규제할 문제는 아니고 안 의사의 의거에서 나타난 군인정신을 이어가겠다는 차원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국방부 소속 국방일보는 23일자 1, 2면 기사에 안 의사를 ‘안중근 장군’으로 표기해 보도했다.
한편 해군에서는 해군 장성을 장군이 아닌 제독으로 부른다는 점에서 일반적으로 불리는 ‘이순신 장군’ 대신 ‘이순신 제독’으로 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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