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함미가 가라앉은 위치를 찾아내는 데 3일이나 걸리는 것을 보면서 일각에서는 ‘천안함에는 스스로 음파를 발신해 위치를 알리는 시스템이 없나’ 하는 궁금증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군 당국은 “한국 해군이 보유한 함정 가운데 위치 추적기가 부착된 것은 1990년대 후반에 건조된 최근 함정뿐이며 그 이전에 건조된 배들은 위치 추적기가 없다”고 밝혔다. 해군 출신 한 함정 전문가는 “잠수함도 사고가 났을 때에는 승조원이 수중 통신기로 위치를 알릴 수 있지만 배가 스스로 위치 정보를 발신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해군이 도입을 하려다 포기한 것으로 알려진 무선주파수인식(RFID) 구명조끼도 음파가 아닌 전파를 사용하는 장비여서 실제 보급이 됐다 하더라도 착용자가 바다 위에 떠 있지 않고 배와 함께 물속에 가라앉으면 위치 추적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처럼 선박에 위치 추적기가 달리지 않는 것에 대해 선박 전문가들은 “최근까지 그럴 필요성이 부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울산대 조선해양공학부 윤범상 학부장은 “대부분의 대형 선박들은 어지간한 해상 사고에도 바다 위에 떠 있는 채로 시간을 벌도록 설계돼 있어 천안함처럼 두 동강이 나 침몰하는 일 자체가 드물다”고 말했다. 또 “사고 해역이 연안이면 대부분 잠수 요원이 육안으로 침몰 선박을 찾을 수 있고, 사고 해역이 대양일 경우 선박 위치를 찾는 것이 무의미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항공기는 바다, 강, 호수 등에 추락할 경우 수면에 닿는 순간 블랙박스가 전파를 내보내 위치 추적을 돕는 기능이 있다. 하지만 이 기능도 깊은 바닷속에서는 작동하지 않으며 육지에 추락했을 때는 블랙박스가 별도의 신호를 보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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