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발견은 어선이… 구조는 해경이… 해군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30일 03시 00분


[해군 초동대응 미흡]고성능 탐지 함선 늑장 투입 “이틀 지나서야…” 의혹 키워

긴장 감도는 2함대사령부  29
일 오후 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 정문 앞에서 헌병들이 방문객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2함대사령부에는 실종자 가족들이 
애타는 마음으로 구조 소식을 기다리며 머무르고 있다. 평택=사진공동취재단
긴장 감도는 2함대사령부 29 일 오후 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 정문 앞에서 헌병들이 방문객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2함대사령부에는 실종자 가족들이 애타는 마음으로 구조 소식을 기다리며 머무르고 있다. 평택=사진공동취재단

해군 초계함 천안함 침몰 사고와 관련해 사고 발생 한참 뒤에야 고성능 탐지 함선이 투입되는 등 해군의 초동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민에게 진행 상황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보안통제에만 매달리는 바람에 되레 군 당국에 대한 불신만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 “고성능 장비 늦게 투입 이해 안돼”

28일 어선의 제보를 받고 두 동강 난 천안함의 함미(艦尾)를 확인한 것은 기뢰탐색함 옹진함이었다. 통상 1000t급 이상의 전투함들은 대부분 음파탐지기를 갖추고 있지만 기뢰탐색함의 음파탐지기는 상대적으로 성능이 뛰어나 다른 군함이 감지할 수 없는 지역의 물체도 식별할 수 있다.

하지만 옹진함이 해역에 도착해 수색에 나선 것은 28일 오후 9시경으로 사고가 일어난 지 만 이틀이 다 돼 가던 시점이었던 만큼 그동안 탐지 장비가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침몰선 인양 회사인 ‘서브시텍’의 박찬영 부사장(47)은 “음파탐지기는 선체 인양의 기본으로 최초에 투입돼야 하는 장비”라며 “침몰된 군함에 생존자가 있을지도 모르는 급박한 상황에서 성능 좋은 장비를 이렇게 늦게 투입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기뢰탐색함이 뒤늦게 투입된 것에 대해 “잘못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 해군 함정 수색 능력 의심 받아

함미 부분을 먼저 포착한 것이 해군 함정이 아니라 민간 어선이라는 점도 첨단시설을 갖춘 해군 함정의 수색 능력을 의심케 하고 있다. 28일 오후 4시경 함미 부분을 포착해 해군에 알린 것은 백령도 장촌포구에서 출발한 민간 어선 ‘해덕호’(6t급)였다. 사고 해역을 어군탐지기로 수색하다 이상한 물체를 발견한 것. 박 부사장은 “해군은 첨단 음파탐지 장비인 ‘사이드스캔소나(Side Scan Sonar)’와 ‘멀티빔에코사운더(Multi Beam Echo Sounder)’ 등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장비가 투입됐는지 모르겠다”며 “기초적인 수준에 불과한 민간 어선에 탑재된 어군탐지기가 천안함 함미 부분을 먼저 찾아냈다는 것이 의아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 “경비정 근접시 더 빨리 침몰할수도”

26일 사고 직후의 구조 작업도 여전한 논란거리다. 생존자 58명은 해경이 56명, 어선이 2명을 구조했다. 해군이 구조한 사람은 한 명도 없다. 해경 관계자는 28일 “대청도 부근에서 대기하던 해경 소속 함정이 26일 오후 9시 반경 해군의 신고를 받고 30노트(시속 55.56km)로 내달려 약 50분 만에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며 “현장에는 이미 해군 함정 4척이 있었지만 천안함에 다가가지 못하고 서치라이트만 비추고 있었다”고 말했다. 해군 관계자는 “천안함에 다른 함정을 가까이 갖다댈 경우 침몰을 부추길 수 있어 섣불리 움직이기 어려웠다”며 “해당 해군 함정은 구조 목적이 아니어서 고무보트를 탑재하고 있지 않아 구조에 나설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 침몰 전 함수에 부표 설치했어야

애초 해군의 발표와 달리 천안함의 함수는 사고 발생 직후 침몰한 게 아니라 3시간 뒤에 완전히 해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긴박했던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침몰 전에 부표를 달아놨더라면 함수의 위치를 찾는 수고를 덜 수 있어 구조 작업이 이렇게 더디게 진행되지는 않았을 수 있다. 29일 국회 국방위에서 국방부 장관 출신의 한나라당 김장수 의원은 “얼른 부표를 설치해 (침몰 위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어야 했다”고 김태영 국방부 장관을 질타했다. 이에 대해 합참 관계자는 “침몰 전 천안함 승조원이 함수에 추를 매달아 부표를 설치했으나 거센 조류에 끊어져 소실됐다”고 해명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동영상=천안함 사고당시 승조원 구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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