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초계함인 속초함(1200t급)이 지난달 26일 밤 인근의 천안함 침몰 현장에 가지 않은 것은 천안함 침몰 이후 해군의 대북경계 지시에 따른 작전을 수행했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속초함이 사고 당일 오후 10시 57분 76mm 주포를 5분간 발사한 이유는 레이더에 나타난 물체를 북한의 반(半)잠수정으로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군 관계자는 31일 “속초함은 천안함 침몰 직후 인근 해역에 있었지만 해군이 내린 대북경계 지시를 받고 천안함 사고현장에 가지 않았다”며 “지시에 따라 (1시간 반 동안) 임무를 수행하다 레이더에서 북쪽으로 향하는 미확인 물체를 발견하고 발포했다”고 밝혔다.
다른 군 관계자는 “속초함이 당시 레이더상의 물체를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의 반잠수정으로 간주해 발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속초함이 우연히 레이더에 잡힌 물체에 사격한 것이 아니라 북한군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긴장 속에서 레이더에 나타난 물체를 북한에서 침투한 반잠수정으로 판단하고 사격했음을 보여준다.
합동참모본부는 천안함 침몰과 속초함의 발포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말해 왔다. 군 관계자들의 증언은 속초함의 발포는 천안함 침몰 직후 군 당국이 이를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초계작전을 편 결과였음을 확인해 준다. 이기식 합참 정보작전처장은 지난달 30일 브리핑에서 속초함의 임무에 대해 분명히 밝히지 않은 채 속초함의 발포는 “천안함 침몰 이후 북쪽으로 향하는 물체에 대한 자위권 차원의 사격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김학송 국회 국방위원장은 31일 “(천안함 침몰 전에 황해남도 옹진군) 기린도의 북한 해군기지에서 반잠수정 4척이 움직였고 2척만 복귀했다는 정보를 듣고 관계기관에 확인하니 복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며 “그러나 북한 반잠수정의 움직임이 천안함 침몰과 관련됐다는 정황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국방부는 “북한의 반잠수정 이동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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