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원인 중 하나로 북한 어뢰설이 제기되면서 청와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 이슈 자체가 한반도 정세를 뒤흔들 메가톤급 폭발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11월로 예정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특히 의식한 측면도 있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4일 “천안함 침몰과 북한과의 관련성이 높아지면 한반도의 긴장 고조뿐 아니라 G20 회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G20 회의 유치는 현 정부의 최대 치적 중 하나로 한국이 국제무대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진입하는 상징적인 이벤트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요국 정상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으는 행사인 만큼 무엇보다 한반도 정세의 안정이 성공적인 개최의 전제가 된다.
올 들어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 등을 제시하며 대북 관계의 전기를 마련하려 한 이유의 하나도 G20 회의 개최를 앞두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북한이 행여 미사일 실험을 하는 등 긴장을 고조하는 일은 없도록 한반도 상황을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천안함 침몰 원인과 관련해서도 진상 규명이 안 된 상태에서 북한 연루설이 확산되면 결국 한반도 정세 불안으로 이어지고 이는 G20 회의 개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정부 일각의 우려다.
이명박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며 “(한국은) G20 회의의 의장국으로 책임 있는 행동이 필요한 때다. 국내적 발상만으로는 안 된다”고 강조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에 대해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언급은 단순히 G20 회의만을 염두에 뒀다기보다는 한국이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는 나라라는 점에서 그에 걸맞은 위기대응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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