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황장엽씨 망명 당시 ‘개만도 못하다’ 화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5일 03시 00분


日신문 비밀연설 입수 보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조선노동당 비서였던 황장엽 씨(87)가 한국으로 망명했을 당시 “개만도 못한 짐승”이라며 격노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김 위원장이 1997년 2월 황 씨의 망명 직후 당 간부를 상대로 한 두 차례의 비밀연설 내용을 입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A4용지 10장 분량의 긴 연설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인생도 얼마 남지 않은 74세에 당과 수령(김일성 주석)의 신임을 배반하고 자식과 손자까지 버린 자를 어떻게 인간이라고 부를 수 있느냐”며 맹비난했다. 또 그는 황 씨를 “지주의 자식으로 일제 때 공부한 낡은 지식인”이라며 “소동 떨 필요 없다. 소동을 피우면 오히려 (황 씨) 가치만 높여줄 뿐이다”라고 폄하했다. 이어 “황장엽은 주로 교육과 선전분야에서 일했기 때문에 당과 국가, 군사기밀을 알 만한 업무와는 관계가 없다”며 황 씨의 망명 후 언동에 동요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편 황 씨는 일본 정부의 초청으로 4일부터 8일까지 일본을 방문해 나카이 히로시(中井洽) 공안위원장 겸 납치문제담당상 등과 만나 북한 정세와 일본인 납치자 문제와 관련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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