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통 “천안함 추모 펀드 조성”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21일 03시 00분


북미주 자문위원 800여명 서울서 지역회의
동포 대상 모금활동… 추모공원 건립도 제안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북미 지역 자문위원들이 20일 지역회의를 마친 뒤 이명박 대통령의 초청으로 청와대를 방문해 녹지원에서 이 대통령의 격려사를 경청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북미 지역 자문위원들이 20일 지역회의를 마친 뒤 이명박 대통령의 초청으로 청와대를 방문해 녹지원에서 이 대통령의 격려사를 경청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북미주 지역회의 참석차 서울에 온 미국과 캐나다 거주 자문위원 800여 명은 20일 오전 서울 광진구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지역회의를 열었다. 이들은 천안함 침몰사건으로 희생된 해군 장병 46명을 위해 미주지역 한인 동포들을 상대로 모금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이들은 ‘메모리얼 펀드(추모 자금)’을 조성해 모은 성금으로 장병들의 숭고한 희생을 영원히 기릴 수 있도록 ‘메모리얼 파크(추모 공원)’로 건립하자고 제안했다.

김영호 북미주지역 부의장은 ‘단결의 끈, 국민통합의 끈을 다시 조여 맵시다’라는 제목의 대국민 위로의 글을 통해 “모금된 돈을 백령도에 안보테마파크나 위령탑을 건립하는 데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시종일관 희생 장병들을 추모하는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오전 8시 반에 시작된 국민의례에서 참석자들은 묵념을 두 차례 연달아 했다. 첫 번째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들에 대한 묵념이었고 두 번째는 천안함 침몰사건으로 숨지거나 실종된 46명의 사병들을 위한 묵념이었다.

일부 자문위원은 회의 도중 희생 사병들이 겪었을 고통을 떠올리는 듯 눈시울을 적셨다. 서인원 북미주지역 샌프란시스코지부 홍보분과위원장은 “비록 멀리 떨어져 있지만 고국에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한민족이라는 것을 깨닫는다”라며 “많은 교포가 이번 사건으로 슬픔에 잠겼고 지역 한인 언론들도 연일 비통한 소식을 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웅길 북미주지역 중앙운영위원은 “천안함 침몰사태로 충격과 슬픔, 분노에 빠진 국민에게 우리가 경험했던 미국의 9·11사태의 체험을 전하고 이번 사건을 튼튼한 안보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계기로 만들자”고 제의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정부는 천안함 사병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객관적이고 철저한 원인 규명과 함께 그 결과에 따라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택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대다수 국민은 이번 천안함 침몰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생각한다”며 “미국인들은 9·11사태가 발생하자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대한 평가와 관계없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뭉쳤다”며 “우리도 대통령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자문위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다과회를 하면서 “나는 북한과 (강제적인) 힘으로, 경제적으로 통합할 생각이 없다. 북한 경제를 자립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급한 일이다”며 “양국 간 평화를 유지하고 오순도순, 그렇게 되는 게 더 중요하다. 그렇게 되면 (통일은)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내 정치와 관련해 “제 마음대로 떠드는 게 민주화가 아니다. 모든 분야를 선진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나는 대통령병 걸린 사람이 아니다. 모든 것에 초연한 자세이고 정치적으로 원수진 일이 없다”며 “오직 대한민국이 잘돼서 일자리 만들고 복지가 잘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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