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군기지 내 한국병원
명성높아 새벽부터 장사진
학생 100여명 직업훈련원
“체계적인 교육에 감동”
22일 화상을 입고 병원을 찾은 생후 6개월 된 여아를 의료진이 정성스럽게 치료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미국 공군기지 안에는 한국을 알리는 두 개의 등대가 있다. 한국병원과 직업훈련원이 그것이다. 한국병원은 22일에도 전쟁으로 멍든 아프간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고 있었고 직업훈련원에서는 아프간 젊은이들이 자신들처럼 전쟁을 경험한 한국이 이룬 눈부신 발전 신화를 체험하며 희망을 키워가고 있었다.
엉덩이와 허리에 2도 화상을 입고 찾아온 생후 6개월 된 파르쿤다 양을 치료하는 한국병원 진료실은 사랑으로 넘쳤다.
‘아빠’를 자처하는 의사 정원진 씨(가정의학과)는 “아이가 보름 전에 화상을 입었는데 집에서 민간요법으로 치료를 하다가 상태가 악화되자 일주일 전 병원을 찾아왔다”며 “이곳 아프간에는 방 한가운데에 물을 끓이는 일종의 화덕이 있는 가옥의 특성 탓인지 화상환자가 많다”고 전했다. ‘엄마’를 자처하는 박효진 간호사도 “이곳에 오는 아이들은 한 번도 부모 손에 이끌려 온 적이 없고 할머니나 10대 언니와 같이 온다”고 말했다.
가즈니 주에서 8시간이나 버스를 타고 병원을 찾은 무함마드 바시르 씨(32·중학교 교사)는 위궤양으로 고생하고 있었다. 전날 밤 도착해 새벽부터 줄을 섰다는 바시르 씨는 “가즈니 주에서도 한국병원의 명성은 높다”고 말했다.
○ 꿈이 영그는 직업훈련원
한국병원이 아프간인들의 현재를 치유해주는 공간이라면 한국직업훈련원은 젊은이들에게 미래의 희망을 키워주는 곳이었다. 2층 콘크리트 구조로 총면적 4000m² 규모로 지어진 직업훈련원은 전기, 자동차 외에 용접, 전기, 컴퓨터 등 5개 공과에서 100여 명의 아프간 학생이 수업을 받고 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반까지 수업하며 12월까지 700시간을 소화해야 하는 험난한 과정이다. 수업을 시작할 때 선생님께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훈련생들은 틈틈이 한국의 언어나 생활습관, 역사 등도 배운다.
훈련원 2층에 마련된 전기과 실습장을 찾으니 건물 내부 전기시설 모형도를 놓고 이정환 교수가 회로의 운영원리를 설명하고 있었다. 학생 15명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파르완 주에 있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전기기사의 꿈을 키우고 있는 마시훌라 씨(19)는 “처음으로 제대로 된 교재로 체계적인 교육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공덕수 원장은 “파르완 주와 카피사 주에 있는 고등학교 졸업생 중 교장의 추천을 받은 학생을 엄선해서 교육한다”며 “올해부터는 3개월간 학생 10명에게 한국연수 기회도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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