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한나라당 의원이 2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은 김 의원과 이병석, 정의화 의원 간 3파전 구도가 됐다. 김경제 기자
한나라당의 4선 중진인 김무성 의원(부산 남을)이 26일 당 원내대표 경선 출사표를 냈다. 그는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으로 불리다가 2월 세종시 문제에 대한 견해차로 박근혜 전 대표와 사실상 결별했다. 그는 지난해에도 원내대표 출마를 검토했으나 박 전 대표의 반대로 꿈을 접은 바 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주류 비주류의 경계가 있었던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분명한 것은 정권을 같이 잡았다는 점이며, 앞으로 주류 비주류의 벽을 허물겠다”고 역설했다. 구체적으로 당내 친이(친이명박), 친박 갈등을 언급하며 “언제까지 이런 것들에만 매달려 있어야 하느냐. 당내 화합이야말로 국민의 신뢰 회복과 정권 재창출의 가장 큰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차기 원내지도부의 핵심 과제인 세종시 해법과 개헌 문제에 대해서는 “개인 입장을 떠나 새롭게 중지를 모아 양쪽이 수용할 수 있는 절충안을 만드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개헌에 대해서는 “국민적 총의를 모아야 하고 여야 합의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에게 출마 의사를 알렸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그는 “말씀을 못 드렸다”고 했지만 “친박계에서 많은 분들이 제게 출마하라는 말을 해주셨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가 부정적 반응을 보일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안 하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친이계 3선의 고흥길 의원(경기 성남분당갑)을 지명했다. 김 의원은 “17대 국회(2006년 1월) 때도 (원내대표, 경선위원장 러닝메이트로) 함께 나섰다가 고배를 마신 적이 있다. 내가 영남 출신이므로 수도권 인사인 고 의원과 손을 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는 친이계 주류와 청와대의 지원을 업으며 대세론을 타고 있다는 게 당내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원내대표를 노렸던 친이 직계 안경률 의원과 중립 성향 이주영 의원은 이미 뜻을 접었다.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한 이병석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2, 3일 더 지켜보면 김 의원을 지원한다는 친이계가 어떤 사람들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화 의원은 “(김 의원의 출마 선언으로) 출마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생각을 정리해 27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김 의원의 출마 선언에 대해)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박 전 대표가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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