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인력 16명만 남고 금강산서 모두 떠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1일 03시 00분


코멘트

北, 부동산동결 후속 조치최소한의 연락기능만 유지전기-자재관리 인력 남을듯

북한이 금강산관광지구 내 남측 부동산을 몰수 및 동결 조치한 데 이어 상주 인력을 16명으로 제한하겠다고 30일 밝혔다. 김광윤 북한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장은 이날 현대아산 현지 사무소를 방문해 “현대아산 인력 12명, 금강산 골프장 업체인 에머슨퍼시픽 인력 4명 등 총 16명만 남고 나머지 남측 인력은 5월 3일 오전 10시까지 철수하라”고 통보했다고 통일부가 전했다.

30일 오후 6시 현재 금강산관광지구에 체류 중인 남측 인원은 76명(한국 직원 38명, 중국동포 38명)으로 이 중 16명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이 3일 오전 동해선출입사무소를 통해 귀환할 예정이다. 소속사별로는 현대아산 직원 40여 명, 협력업체 직원 7∼8명, 에머슨퍼시픽 직원 6명 등이 귀환할 예정이다.

북측이 16명의 잔류를 허용한 것은 남측 인력을 모두 추방할 경우 전기와 수도 등 필수 인프라의 가동이 중단된다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측은 16명이 머물 숙소와 온정각사무실, 병원, 통신실, 통행검사소, 연유공급소, 일부 발전시설 등은 부동산 동결 대상에서 제외했다.

북측은 잔류 인원을 개인별로 특정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현대아산 관계자는 “누구를 남길지 정하지는 않았다”며 “우리로서는 최소한의 연락 기능을 유지한다는 데 중점을 두고 있고, 그 연락 기능을 할 사람을 위한 식당, 보일러, 전기, 자재관리 등 기능 인력이 남아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 직원 4명, 중국동포 6명이 체류하고 있는 에머슨퍼시픽은 한국 직원은 남기고 중국동포를 철수시킬 방침이다.

이번에 남측 인력이 철수하면 3월 25일 남측 부동산 조사로 시작된 북측의 ‘특단의 조치’가 일단락된다. 북측은 4월 27∼30일 이산가족면회소, 소방서, 문화회관, 온천장, 면세점 등 한국 정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소유한 금강산 부동산에 ‘몰수’ 딱지를 붙였고, 현대아산 등 민간 업체들이 보유한 각종 관광 인프라를 동결했다. 다만 현대아산에 장기 임대한 북측 자산인 금강산호텔과 외금강호텔은 동결하지 않았다.

정부는 북측의 일방적인 조치에 강력한 대응 조치를 내놓기로 해 금강산에는 또 한바탕 회오리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당국자는 30일 “북한의 일방적인 조치는 불법 부당한 것으로 용납할 수 없다”며 “이런 조치들로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어 “이번 사태에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며 현재 대응방안의 내용과 발표 시점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남북교역의 축소, 대북 물자반출 제한 강화 조치 등을 검토하고 있으나 민간 업자들이 반발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앞서 지난달 23일 담화를 통해 한국 정부의 대응 여부에 따라 ‘더 무서운 차후 조치’를 예고한 바 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동아뉴스스테이션 = 北 , 금강산 남측인력 추방 통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