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여당 수도권 현직 기초단체장, 공천 탈락에 무소속 출마 러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5일 03시 00분


서울
여권 지지층 분열 우려
야권선 반사이익 기대

경기
예비후보들도 “무소속” 도전
공천 탈락자와 연대 추진도


6·2지방선거를 앞두고 수도권에서는 현직 기초자치단체장인 시장, 군수, 구청장들의 무소속 출마 선언이 속출하고 있다. 이들 무소속 출마 선언 단체장은 지방선거가 총선과 달리 ‘정당 투표’보다 지역 일꾼을 뽑아야 한다는 유권자 심리가 강하게 작용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계속 무소속으로 출마해온 단체장도 있지만 대부분은 정당 공천에서 탈락한 이후 공천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 서울은 공천 탈락이 원인


한인수 금천구청장과 정송학 광진구청장은 3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두 구청장 모두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한 직후 무소속 출마를 선택했다. 한 구청장은 2002년과 2006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당선됐으나 이번 지방선거에서 3선 도전을 앞두고 공천을 받지 못했다.

김형수 영등포구청장도 공천에서 배제되자 한나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다고 밝혔다. 김 구청장도 2004년 7월 보궐선거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당선돼 3선 연임 도전에 나섰다. 최선길 도봉구청장도 3선 도전을 선언했으나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하자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맹정주 강남구청장도 지난달 30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맹 구청장은 구룡마을 정비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 등을 위해 자신이 당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올해 3월 강남구 인사비리 의혹이 불거졌을 때 일본 총무대신 영접 일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등 구청 내부 문제 때문에 외교적인 결례를 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서울시에서는 이들 구청장 외에도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할 것으로 알려진 2, 3곳의 현직 구청장들이 무소속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현역 구청장들이 연이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나섬에 따라 해당 지역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후보들은 여권 지지층의 분열을 우려하고 있다. 반대로 야당 후보들은 여권의 분열에 따른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곳곳에서 무소속 연대 등장


경기지역은 한나라당 소속 현직 단체장 중 상당수가 공천을 못 받거나 갈등을 빚고 있다. 최종 공천 결과에 따라 유례없는 규모의 무소속 후보군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 북부지역에서는 오세창 동두천시장과 임충빈 양주시장, 이진용 가평군수 등 3명의 무소속 단체장이 연임 도전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경기 남부에서는 공천 탈락이 확정된 이대엽 성남시장이 무소속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문제는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과의 갈등 때문에 공천이 결정되지 못한 지역들이다. 인구나 재정 규모가 큰 곳이 많아 탈락한 단체장들이 대거 무소속으로 나오면 수도권 선거 판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막바지 공천절차가 진행 중인 곳은 의정부시를 비롯해 수원시와 고양시, 용인시, 파주시, 하남시 등이다. 해당 지역 단체장들은 “공천을 확신한다. 무소속 출마는 검토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신중한 분위기다. 그러나 김문원 의정부시장은 한 차례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었고 서정석 용인시장도 공천 탈락 시 무소속 출마 의지를 공식 표명한 상태다.

현직 단체장뿐 아니라 공천에서 떨어진 다른 예비후보들도 무소속 도전 의사를 밝히고 있다. 수원시, 성남시 등지에서는 이들 후보가 광역 및 기초의원 공천 탈락자들과 함께 ‘무소속 연대’를 구축하고 있어 선거 구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인천에서도 공천에서 탈락한 예비후보들의 무소속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중구 노경수 전 시의원과 동구 이환섭 전 중부경찰서장, 남구 이영환 전 시의회의장, 계양구 이익진 구청장, 강화군 안덕수 군수 등이다. 이들은 공천 탈락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공천을 받은 한나라당 후보들은 여론조사 결과 지지층의 표심이 분산되는 것으로 나타나 애를 태우고 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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