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이번엔 실탄 분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5일 03시 00분


사제총기 판매 육군 부사관 출신 등 3명 적발
“육군 사격장 수십차례 침입 실탄 훔쳐” 진술

집 창고엔 수류탄-방독면 등 440점 가득

경기 연천군의 한 육군부대 사격장에서 실탄을 훔친 뒤 사제 총기를 만들어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군 사격장에서 실탄이 유출된 것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천안함 침몰사건 대처 과정에서 제기됐던 ‘군 기강 해이’ 비판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군용 실탄을 훔치고 부대 인근 고물상에서 얻은 부품으로 사제 총기와 폭탄을 만든 혐의로 박모 씨(30)를 구속하고 군용품을 인터넷을 통해 판매한 장모 씨(26)와 고모 씨(32)를 각각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이 중 장 씨는 육군 부사관 출신이다. 박 씨가 만든 사제 총기는 실탄을 넣으면 살상용으로 쓰일 수 있는 정도였고, 폭탄은 50mL 유리병에 폭약을 넣어 전류를 가하면 폭발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달 28일 연천군 자택에서 검거될 당시 창고에 실탄 75발과 연막 수류탄, 군용 전화기, 대검 등 한국군용품 150점과 방독면, 방탄 헬멧 등 미군용품 292점을 갖고 있었다. 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집에서 가까운 연천군의 한 육군부대 사격장에 수십 차례 침입해 실탄 32발과 공포탄 328발을 훔쳤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박 씨가 부대 사격장에 들어가 실탄을 주워왔다는데 납득이 잘 가지 않는다”며 “현장검증 등을 통해 실탄을 군부대에서 빼돌린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박 씨 집에서 압수한 실탄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육군 헌병대 등에 보내 출처를 확인할 계획이다. 통상 군에서는 실탄이 하나만 분실되더라도 수거 작업에 나설 만큼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육군은 “경찰에서 4일 관련 내용을 전해 듣고 해당 부대의 실탄개수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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