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과제는 당내 화합
세종시, 지방선거후 끝까지 절충
개헌은 여야 합의로 처리해야”
추대 의총에 박근혜는 불참
“그 무엇도 정권 재창출이라는 명분에 앞설 수 없다. 계파의 벽을 이제는 허물어야 한다.”
4일 한나라당의 새 원내사령탑에 오른 김무성 의원이 던진 취임 일성이다. 친박(친박근혜)계의 좌장에서 세종시 문제로 친박과 결별하면서도 다시 계파를 아울러야 하는 원내대표에 오른 그의 굴곡진 정치 여정이 녹아 있었다. 그는 2008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받지 못해 친박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뒤 그해 7월 복당했다. 새 원내대표와 고흥길 정책위의장의 임기는 1년이다.
김 원내대표를 합의 추대한 이날 의원총회에는 당 소속 의원 169명 중 140명 정도가 참석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표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당내에선 원래 박 전 대표가 의총장에 잘 나타나지 않아 정치적 의미가 없다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박 전 대표의 ‘빈자리’에서 박 전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냉기류를 가늠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돌았다.
김 원내대표는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취임 후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로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당내 화합을 만드는 것”이라며 “당의 대표적 위치에 있는 박 전 대표께 보고할 것은 보고하고, 상의할 것은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간담회 이후 동아일보와 별도 인터뷰를 통해 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소감을 말해 달라.
“(원내대표 출마한다니) 주위에서 독배를 들지 말라고도 했지만 조직인으로서 독배라도 마시겠다는 생각이다. 주어진 소명을 피하는 것도 옳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합리적인 절충안을 만드는 협상가가 되겠다고 했지만 친이(친이명박) 친박 진영 간 당내 협상이 쉽지 않을 텐데….
“같은 식구끼리 분위기가 냉랭한 게 사실이지. 그걸 내가 풀어보겠다.”
―세종시 문제 해법은….
“내부 토론을 많이 하겠다. 지방선거 전에 국가의 주요 정책을 본격적으로 논의하면 분위기가 안 맞다. 당내 찬반이 뚜렷이 갈려 있어 이것을 어떻게 조정하느냐가 문제다. 하는 데까지 절충하겠다.”
―개헌 문제는 어떤가.
“오히려 개헌은 되든지 안 되든지 결론 내는 게 (세종시보다) 더 수월할 것 같다. 개헌은 여야 합의가 안 되면 할 수 없는 문제니까. 세종시는 (의원) 수로 (추진)할 수도 있지만 개헌은 그렇지 않다.”
―개헌에 대한 소신은….
“개인적으로 대통령제를 선호하지만 개헌은 여야 합의로 처리할 사안이다.”
―조전혁 의원의 ‘전교조 명단 공개’로 논란이 있다.
“여당과 사법부의 대결 양상으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현재 수준에서 잘 마무리되도록 조정하겠다. 명단은 이미 공개됐기 때문에 (다른 의원들의) 추가 공개는 의미가 없다.”
―대야 관계 전략은 있나.
“여야가 과거처럼 갈려서 싸울수록 정치는 국민에게 더 비난받고 혐오스러운 대상이 된다. 이것을 서로 빨리 깨달아야 한다. 여당으로서 야당을 파트너로 여기고 설득하고 대화하겠다. 어떻든지 서로 양보해 결론 내도록 해야 한다.”
―정치인 김무성과 박 전 대표와의 관계는 어떠한가.
“(손사래를 치며) 아이고, 무슨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표 얘길…. 훌륭한 분이다.”
―정부와 청와대의 관계도 중요할 것이다.
“이명박 정부를 성공한 정부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다음 정부도 보장받을 수 있다. 성공한 정부로 만들기 위해선 잘못된 걸 잘못됐다고 지적해 주고 고치도록 만들어야지.”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김무성 의원의 취임 기자회견
원내수석 이군현-대변인
정옥임 한나라 원내부대표단 14명 확정
한나라당의 원내수석부대표에 재선의 이군현 의원(경남 통영-고성)이, 원내대변인엔 초선의 정옥임 의원(비례대표)이 각각 확정됐다. 당내에서 이 의원은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과 가까운 인사로 분류되고 있다.
김무성 신임 원내대표는 4일 의원총회에서 “원내부대표단은 그동안 (원내부대표직을) 경험 안 해본 사람 중에 골랐다”며 “원내부대표는 총 15명으로 합당 예정인 미래희망연대 몫을 한 자리 비워두고 14명을 정했다”고 말했다.
원내부대표단에는 김성태 김용태 안형환(이상 서울) 이진복(부산) 조원진(대구) 조전혁(인천) 김성회 김태원 김학용(이상 경기) 권성동(강원) 이한성(경북) 배은희 의원(비례대표)이 포함됐다. 배 의원은 원내부대표를 맡고 있었으나 올 2월에 선임돼 활동기간이 짧았다는 이유로 연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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