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전군 지휘관회의’ 첫 주재]金국방 “3월 26일은 국군 치욕의 날”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5일 03시 00분


軍‘5대 과제’ 보고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4일 “천안함이 침몰한 3월 26일을 ‘국군 치욕의 날’로 인식하고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날 이명박 대통령이 주재한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3월 26일은 경계근무 중이던 우리 함정이 기습을 받아 안보 태세의 허점을 드러냈고, 소중한 전우가 희생됐다는 점에서 통렬히 반성한다”고 말했다고 장광일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전했다. 김 장관은 “이번 천안함 사태는 국가안보 차원의 중대한 사태로 교훈을 분석해 군이 새롭게 태어나는 전기가 돼야 한다”며 서해상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역에서의 안보 개념을 재정립하고 안보 위협의 우선순위를 재평가하는 등 5가지 과제를 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 적대세력의 도발 징후 감시태세 강화

김 장관은 “도발 징후 포착 노력과 추적 활동을 강화하고, 잠수함을 포함한 적의 다양한 도발 징후에 대한 감시능력을 향상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감시·정찰 전력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해군은 이미 단·중기 전력 보완 및 소요 조정 검토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잠수함(정)을 탐지하는 소나(음탐장비)와 초계함의 레이더 성능을 개선하고 북한의 군사 동향을 체크하는 전술지휘통제체제(KNTDS) 기능을 보완할 방침이다. 해군이 보유한 수상함 잠수함 항공기 레이더기지를 통합해 운영하는 개념을 발전시키고 2020년까지 연구개발하기로 한 3차원 레이더(차기 국지방공레이더)를 4년 앞당겨 개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 초동조치 및 위기관리 즉각 실시

김 장관은 “상황보고 및 전파체계를 즉각 보강하고 위기조치 요원의 전문성을 향상시켜 위기관리체계 전반의 운용 능력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키겠다”며 “또 민·관·군·경 통합 해상구조체계를 발전시켜 탐색구조 및 인양작전 능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우선 천안함 침몰 사실을 이상의 합참의장에게 늦게 보고한 합참 지휘통제실 인력을 양적, 질적으로 개편할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현재 16명 정도인 근무 인원을 늘리고 야간에 합참 대령 60여 명이 교대로 근무하던 반장직을 상설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서해 NLL 해역 안보 재정립

김 장관은 “적 도발의 양상을 고려해 서북해역(NLL 해역)의 대비개념을 재정비하고 특히 (이 해역에서) 한미 연합군의 대잠수함 훈련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서해 작전계획을 통째로 바꿀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서해 작계가 노출돼 기존 작계로는 임무를 수행하기 어렵게 됐다”며 “새 작계를 만들어 적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본보 4월 19일자 A1면 참조
서해 작전계획 통째로 바꾼다


서해 작전개념은 ‘수비형’에서 ‘공세형’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군 특수부대의 서해 5도 기습점령 가능성에 대비해 K-9 자주포 등 화력을 증강하고 대포병 레이더 등 감시수단도 보강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또 기존 시스템보다 탐지거리와 해상도가 3배 향상된 신형 열상감시장비(TOD)를 2012년까지 배치할 방침이다. 2020년까지 4000명에서 800명으로 감축하려 했던 서해 5도 해병대 병력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한미연합 대잠수함훈련도 강화할 예정이다. 그동안 동해와 남해에서 주로 이뤄지던 한미 연합대잠훈련을 서해에서도 진행하는 방안을 미국 측과 협의할 예정이다.

○ 군사력 건설 방향 재조정 및 장병들의 정신 재무장

김 장관은 “위협의 우선순위를 재평가해 군사력 건설 방향을 재조정하고 현재 운용 중인 전력의 취약 분야를 우선 보강하기로 했다”며 “전력 소요의 조정 결과는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반영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현존하는 북한의 위협’을 전력증강의 우선적 판단 기준으로 삼아 기존 계획을 재조정하겠다는 것이다.

▶본보 4월 21일자 A1면 참조
軍 “北위협에 초점 맞춰 전력증강안 변경”


군 기강의 해이를 바로잡기 위한 특별정신교육도 이번 달부터 전군에 실시된다. 김 장관은 “군내 항재전장(恒在戰場) 의식이 다소 이완된 점을 인정한다”며 “전군 특별정신교육을 통해 위협의 실체를 재인식시키고 전투적 사고와 기풍을 진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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