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방중] ‘4시간 반 만남’ 공식회담 여부 설왕설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6일 03시 00분


■ 中지도부, 극진 환대金, 다롄 이어 톈진… 항만 집중시찰특별열차 대신 승용차로 베이징 입성도심서 사실상 카퍼레이드 배려까지

5일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은 오후 5시 반(현지 시간)부터 시작해 만찬까지 포함해 밤 10시 5분경 끝나 4시간 반 남짓 계속됐다. 이는 2, 3시간에 불과했던 과거보다 2배 가까운 것으로 무엇보다도 김 위원장의 방중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환대의 뜻이 포함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의 일행 차량이 숙소에 도착하기 앞서 베이징의 상징도로인 창안제(長安街)를 전면 통제하면서 사실상 ‘카퍼레이드’를 벌이도록 배려해 준 것도 중국 정부가 김 위원장의 방문을 극진히 환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번 회담에서 양측 모두 만족스러운 성과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 베이징 도착하자마자 정상회담 및 만찬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톈진(天津)을 시찰한 뒤 오후 3시 40분경 국빈관인 댜오위타이(釣魚臺)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은 여장을 풀자마자 오후 5시 반경 정상회담 장소인 인민대회당으로 향했으며 후 주석과의 정상회담에 들어갔다.

양국 정상은 회담에 이어 인민대회당에서 만찬 장소로 자리를 옮겨 중국 최고지도부 인사들이 줄줄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7시부터 만찬을 가졌다. 북한 측에선 전일춘 당39호실(김정일 비자금 담당) 실장과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 최태복 노동당 비서 등 김 위원장의 측근 실세 인사가 대거 함께했다.

만찬엔 대규모 가무단의 노래와 춤 등 공연이 동원됐다. 정상회담에 맞춰 대형 버스 6대와 승합차 4대에 나눠 타고 인민대회당에 도착한 중앙민족가무단 소속 100여 명의 단원이 만찬 개최 직전 인민대회당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목격됐다.

김 위원장은 만찬이 끝나자마자 인민대회당을 나와 밤 10시 20분경 숙소에 도착했지만 나머지 북한 측 일행은 밤 10시 17분경 만찬장에서 걸어 나왔다.

○ 항구만 집중 시찰…자동차 이동 파격도


김 위원장은 특별열차를 먼저 베이징에 보낸 뒤 톈진에서 승용차 편으로 이동했다. 그동안 열차만을 고집해온 김 위원장으로서는 상당한 파격이다. 30여 대로 구성된 김 위원장 일행 차량이 톈진∼베이징 사이의 징진(京津)고속도로를 달릴 때는 구간 구간이 전면 통제됐다. 오후 3시 반경에는 베이징 시내 중심가인 창안제가 전면 통제된 가운데 궈마오차오(國貿橋)를 지나는 게 목격됐다. 김 위원장이 탄 차량 행렬이 지날 때 창안제 양옆엔 10m 간격으로 무장경찰이 배치되는 등 삼엄한 경계를 펼쳤다.

김 위원장은 앞서 이날 오전 7시 반경 톈진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의 톈진 방문은 2004년 4월 세 번째 방중 이후 6년여 만이다. 김 위원장 일행이 장가오리(張高麗) 톈진 시 당서기의 안내를 받으며 도시계획전람관과 빈하이(濱海)신구의 항구 및 보세구역 등을 둘러봤다. 3, 4일 다롄 항에 이어 중국 방문기간 항구만 집중적으로 시찰한 셈이다. 김 위원장의 톈진 방문은 남포항 개발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김 위원장이 귀국하면 나선 및 남포항이 집중 개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동아뉴스스테이션 = 김정일 방중 임박, 中 대북전략 포용기조로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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