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어뢰 피격’ 결론]폭약에 알루미늄 조각 섞으면 폭발력 증폭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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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제 重어뢰 TNT 200kg서 340kg으로
화약 묻은 알루미늄 조각, 어뢰 외장재 성분과 달라

민군 합동조사단이 천안함을 침몰시킨 폭발물이 버블제트 어뢰였다고 판단한 근거는 폭발력을 높이기 위해 화약과 함께 넣는 알루미늄 조각이었다. 이 알루미늄 조각은 통상 어뢰의 탄두 부분을 감싸는 외장재 알루미늄과는 성분이 다르다고 합조단 관계자는 설명했다.

합조단은 이들 ‘화약 묻은 알루미늄 조각’의 크기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금속공학자들은 매우 작은 크기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어뢰 등 폭발물에는 알루미늄 분말(powder)이 자주 쓰인다. 알루미늄이 포함된 폭약은 폭발 펄스(explosive pulse)를 길게 만들어 폭발력을 크게 늘려주기 때문이다.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김영근 교수는 6일 “금속은 큰 덩어리로는 안정적이지만, 잘게 쪼개져 질량 대비 표면적이 넓어지면 불안정해지는 속성이 있다”며 “알루미늄처럼 주기율표(週期律表)상 위쪽에 위치한 가벼운 금속은 다른 금속보다 불안정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폭발력이 TNT 200kg 규모인 러시아제 중(重)어뢰는 폭약에 알루미늄 가루를 섞어 폭발력을 TNT 340kg 규모로 높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루미늄을 TNT와 섞어 폭발력을 높인 어뢰의 역사는 매우 길다. 무기연감 등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 때도 TNT 41%, RDX 41%, 알루미늄 분말 18%를 섞은 어뢰폭약 토펙스(Torpex)가 쓰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말 국회에 출석해 “확보한 알루미늄 조각 4점 중 길이가 4, 5cm에 이르는 것도 있지만 3mm 크기도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군 당국이 알갱이 크기의 작은 알루미늄 조각을 수거하는 데도 주력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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