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 서울시장 후보 한명숙 선출
“국민 무시하는 무능한 정권 심판
교육예산 10조 확보 사람에 투자
서울의 진정한 변화 이끌겠다”
오세훈 “내실있는 정책대결 기대”
“모든 것을 걸고 온몸을 던져서 범민주 시민 세력의 후보로 진군할 것입니다. 나라가 어렵습니다. 방향을 잃었습니다. 최악의 정권입니다. 4대강, 미디어법, 그 외의 많은 것들에서 국민의 뜻은 무시되고 있습니다. 서민들의 한숨과 눈물은 깊어지는데 겉치레와 전시행정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6일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된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후보 수락 연설에서 이명박 정부를 강력히 비판하면서 “오늘 무능한 정권을 심판하기 위한 큰 걸음을 내디뎠지만 민주당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모든 민주 시민 세력이 단결해 오만한 정권에 준엄한 경고를, 국민에겐 변화와 희망을 안겨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서울의 진정한 변화,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겠다”며 “친환경 무상급식을 전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현재 6조5000억 원인 복지 교육 예산을 10조 원으로 과감하게 확대해 사람에 투자하는 사람 예산으로 쓰겠다”고 공약했다.
경선 기간 TV 토론을 하지 않고 언론과의 대면 인터뷰도 거절해 온 한 전 총리는 이날도 준비해온 원고 내용을 거의 그대로 5분가량 연설한 뒤 취재진과의 일문일답 없이 자리를 떴다.
이날 서울 영등포 민주당사 3층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참여경선대회는 이미 결과가 예상된 탓인지 치열한 열기보다는 한 전 총리 측 지지자들의 일방적인 지지와 성원 속에 진행됐다. 100여 명의 당원 및 구청장 후보들이 모인 대강당에는 한 전 총리 지지 플래카드만 서너 개 걸렸다. 사회를 맡은 우상호 대변인은 “결과가 발표된 게 아니다”며 경선 흥행 분위기를 고조시키려 했으나 일찌감치 한 전 총리의 후보 확정을 축하하는 분위기로 기울어 있었다. 경선 결과 발표 전 축사를 한 정세균 대표도 한 전 총리와 경쟁을 벌인 이계안 전 의원에게 “지난 1년간 노고와 완주에 감사드린다”며 이 전 의원의 패배를 기정사실로 깔고 얘기했다.
행사는 40여 분 만에 끝났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의원 7명 중 당 사무총장인 이미경 의원과 최규식 서울시당위원장 등 2명만 참석했다. 4, 5일 2개의 여론조사 기관이 서울시민 2000명을 상대로 벌인 조사 결과는 이 전 의원 측의 요구로 득표율을 빼고 당선자만 발표됐다.
시종일관 한일자로 다문 입에 굳은 표정이었던 이 전 의원은 한 전 총리의 연설이 끝난 뒤 “(민주당의) 승리를 기원한다”고 짧게 말한 뒤 당사를 빠져나갔다. 이 전 의원은 3일 “지도부가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해 역동적인 경선을 만들고 강한 후보와 민주당을 만들어야 할 책임을 방기한 데 대해서는 반드시 그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 전 의원 측의 일부 참모는 노회찬 후보 캠프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나라당 정미경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TV토론 한 번 없는 20세기 경선을 통과한 한명숙 전 총리가 21세기 서울을 맡겠다고 하니 서울시민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이제 한 후보는 실력과 당당함으로 토론회에, 또 시민들 앞에 나와야 한다. 더는 눈물로 현혹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오세훈 시장 선거캠프는 “내실 있는 정책 대결을 펼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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