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원내대표에 박지원 확정

"필요하면 원내외 투쟁도 지양"

민주당 새 원내대표로 박지원 의원(68·재선)이 선출됐다.
박 의원은 7일 재적의원 88명 가운데 81명이 참가한 원내대표 경선 결선투표에서 49표를 얻어 강봉균 의원(31표, 무효 1표)을 누르고 당선됐다. 박 의원은 1차 투표에서 5명의 후보 가운데 34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으나 당선에 필요한 재적 과반(45명)에는 미달해 2위인 강 의원(17표)과 결선에 올랐다. 1차 투표에서 김부겸 의원은 16표, 박병석 의원은 10표, 이석현 의원은 5표를 각각 얻었다.
이날 경선 결과는 박 의원이 대여관계에서 노련한 정치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당내의 기대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박 의원 개인적으로는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에서 '정치인 박지원'으로 자립했다는 의미를 지닌다.
박 의원은 당선 소감 연설에서 "많은 의원들이 당내 소통과 지역구도 타파를 원하고 있다"며 "민주당의 역동적인 대권 후보들이 다 지도부에 들어오도록 당헌, 당규를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표와 최고위원을 별개로 선출하는 현행 방식을 최고위원 선출자 가운데 최다득표자를 대표로 하는 집단지도체제로 바꾸고,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각 도(道)마다 최고위원을 배분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당선 직후 손학규 전 대표 측 인사인 이찬열 의원을 원내 부대표로 임명했다.
대여(對與)투쟁과 관련해서 그는 "야당의 가장 강력한 투쟁 장소는 국회다. 원내 투쟁의 방법도 많은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며 "필요에 따라서 장외, 원내투쟁을 하겠지만 그것도 지양하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세종시, 천안함 후속 대책, 개헌, 행정체계 및 선거구 개편 문제 등이 한꺼번에 이슈화될 공산이 큰 6월 임시국회가 박 원내대표의 협상력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의 파트너인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다.
박 의원은 1980년대 미국에서 사업을 하다 망명 중이었던 DJ를 만나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1992년 14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등원했고, 대통령 비서실장, 문화관광부 장관 등을 지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이었지만 노무현 정부 때 대북송금 특검으로 2003년 구속 기소돼 3년 5개월간 수형생활을 했다. 2008년 총선때 전남 목포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뒤 민주당에 복당해 지난해 8월부터 정책위의장을 맡아왔다.
△전남 진도 △단국대 경영학과 △미주지역한인회 총연합회장 △민주당 및 새정치국민회의 대변인 △대통령 비서실장, 공보수석비서관, 정책기획수석비서관 △문화관광부 장관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 동영상 =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에 박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