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감 선거에 나서는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의 단일 후보가 각각 결정된 가운데 후보들 간의 흑색선전이 시작됐다. 보수진영 단일화 결과 이원희 후보가 단일 후보로 결정됐지만 승복 의사를 밝힌 것은 김경회 후보뿐이다. 보수진영의 다른 후보 7명은 경선에 참가하지 않았거나 경선 결과에 불복하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보수 후보 진영에서는 이 후보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경선에서 패배한 한 후보 진영은 “이 후보 측에서 돈을 써서 선거인단 표를 모았다는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경선에 참여했다가 이탈한 한 후보도 “경선이 모 후보의 돈 선거, 여자 문제, 말 바꾸기 등으로 헤아릴 수 없이 혼탁했다”며 이 후보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이 후보 측은 “대응할 가치조차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하면서 “경선 결과에 불복하고 비방하는 일은 요즘엔 정치권에서도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경선 결과와 단일 후보에 대한 비방은 이번 주 내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3, 14일이 후보 등록일이기 때문에 경선에서 패배하거나 이탈한 후보들은 후보 등록의 정당성을 얻기 위해서라도 단일화에 대한 비판 수위를 더욱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후보들이 경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것은 ‘기호 추첨’과 ‘후원금’의 유혹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교육감 후보는 정당 소속이 아니기 때문에 정식 후보로 등록한 뒤 기호를 추첨으로 결정하게 된다. 후보들은 “1번이나 2번을 뽑기만 하면 지금까지 지지도가 낮았더라도 당선 가능성이 갑자기 높아진다”고 입을 모은다. 한 후보는 “1번을 뽑을 경우 15% 정도 득표율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한다”고 말했다. 후보 등록을 위해서는 기탁금 5000만 원을 내야 하기 때문에 ‘5000만 원짜리 로또’라는 말도 나온다.
이번 교육감 선거부터는 후보로 등록하면 후원회를 결성할 수 있다. 예비후보일 때에는 선거자금을 자체 조달해야 하지만 후보 등록 후 후원회를 결성하면 선거자금을 더욱 쉽게 모을 수 있게 된다. 한 후보 진영은 “지금까지 예비후보들이 쓴 돈이 수억 원에 이르는데 후원회를 만들어서 메우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3명의 후보가 나서고 있는 진보진영에서는 단일 후보로 결정된 곽노현 후보를 중심으로 ‘2차 단일화’를 논의 중이다. 하지만 단일화 방법을 놓고 박명기, 이삼열 후보와의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아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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