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성공단 동결해 中기업 유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12일 03시 00분


대풍그룹총재 시찰에 촉각
정부관계자 “가능성 적어”

북한의 대외 투자유치 총책임자 역할을 맡고 있는 박철수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 총재가 1일 홍콩, 중국 투자가들과 함께 개성공단을 방문한 이유를 놓고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이 지난달 금강산 내 남측 부동산을 몰수 또는 동결한 데 이어 개성공단에서도 같은 조치를 취한 뒤 중국계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와 대북 소식통들은 대체로 그럴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11일 “북한이 나선경제무역지대와 신의주, 평양 등에 대한 중국계 기업의 투자 유치를 위해 개성공단을 시찰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국의 투자가들에게 북한의 값싼 노동력과 중국 자본의 투자를 통해 북한의 다른 지역에서도 개성공단만큼의 성과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시찰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이 소식통은 “다른 지역은 기업의 이윤을 보장할 만큼의 사회간접자본(SOC) 등 여건이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나진항 등 접경지대 개발 외에는 투자 성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계 기업에 개성공단 입주를 타진하기 위한 시찰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개성공단에는 외국계 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부지(6필지)가 배정돼 있다. 다만 개성공단 토지는 한국토지공사가 50년 사용권을 갖고 있다. 따라서 토지공사(토지 사용)와 개성공단관리위원회(공장 설립)의 인가가 있어야 한다. 북한이 남측의 개성공단 철수를 염두에 두고 중국계 기업의 유치를 위해 개성공단을 시찰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소식통들은 평가했다. 당장 남측이 개성공단에서 철수할 경우 남측이 제공해 온 전력 등 SOC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전에도 중국계 기업의 개성공단 시찰은 종종 있었다. 1일 시찰도 우리 정부에 미리 시찰 사실을 통보했고 그 시찰에 박 총재가 따라온 것이다. 박 총재의 개성공단 방문을 비중 있게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한 소식통은 “박 총재와 중국계 투자가들은 평양을 경유해 개성공단에 왔다”며 “박 총재가 주도적으로 기업가들을 데리고 온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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