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발표한 핵융합기술은 갑작스럽게 나온 게 아니다. 핵융합분열 혼성원자로 개발이 3차 과학기술 발전계획(2008∼2012년)에 중점과제로 등장했지만 북한은 2000년대 초반부터 핵융합기술 개발을 시작했다. 장기적으로 2030∼40년에 혼성 원자로를 가지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핵융합은 고온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핵융합을 지속시키기 위해선 첨단 대형 설비가 필요하다. 따라서 그런 첨단 설비를 보유하지 못한 북한이 안정적인 핵융합기술을 개발했을 가능성은 없다. 따라서 북한이 성공했다는 핵융합반응은 첨단 원자로가 아니라 플라스마 발생장치나 레이저를 이용한 기초적인 실험에 성공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2012년까지 계획돼 있는 중점과제인 만큼 초보 단계라도 중간성과를 발표해야 하는 시점인 것이다.
핵융합은 성공적인 핵폭발기술이 있어야 가능하다. 현재까지 북한의 핵실험 수준으로 볼 때 핵융합을 통한 무기화(수소폭탄)가 가능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한편 북한이 1989년 상온에서 가능한 핵융합기술을 개발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에 성공했다는 핵융합반응이 상온 핵융합기술일 가능성은 없다. “핵융합 반응 量 안밝혀… 무기化 거리멀어” 김웅채 국가핵융합硏 책임연구원
북한은 오랫동안 핵융합 관련 연구인력을 유지하면서 기본연구를 수행해왔다. 1980, 90년대 실제로 중국과 러시아에서 극히 소규모의 실험장치를 들여와 초보적인 수준의 실험을 했다. 따라서 북한의 이번 발표 내용에는 기술적 정보가 전혀 없지만 핵융합반응 성공 발표 자체는 뜬금없는 것이 아니다. 무언가 실제적인 실험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의 연구 수준으로 볼 때 기초적인 소규모 핵융합 실험을 했고 핵융합의 증거가 검출됐을 것으로 보인다. 실험장치는 핵융합 원리를 이해할 정도의 기초장치일 가능성이 크다. 핵융합반응의 양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그 양은 극히 미미한 수준일 것이다. 세계의 연구 수준과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된다. 핵융합분열 혼성원자로는 중국에서 수년 전부터 개발하겠다고 밝혀 왔다. 그러나 아직 ‘페이퍼’ 수준이고 실제 개발되지는 않았다. 핵융합 장치 그 자체로 수소폭탄을 만들 수는 없다. 수소폭탄이 핵융합 원리를 이용하지만 수소폭탄과 에너지 핵융합은 서로 교환 가능한 기술이 아니다. 핵융합 성공을 곧바로 수소폭탄과 연결하는 것은 비약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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