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천안함 침몰 사건의 원인 규명작업을 벌여온 민군 합동조사단에서 민주당 추천 조사위원인 신상철 씨(52·사진)를 교체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한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국방부가 국회 추천 민간인 전문가의 교체를 요청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최근 국방부는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보낸 공문을 통해 “(신 씨는) 민군 합동조사단 내 토의를 통한 공식 결론에 반(反)하는 개인적 의견을 조사위원 자격을 내세워 언론매체 등에 게재하고 주장함으로써 대외 불신 여론을 조성하고 국회와 민군 합동조사단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다”고 교체 요청 사유를 밝혔다. 이어 국방부는 “(신 씨가) 국제적인 전문가그룹과 토의할 때 전문성이 부족함으로써 국제적인 공신력을 실추시키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신 씨는 인터넷 정치 웹진 ‘서프라이즈’의 대표다.
신 씨는 4일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천안함 침몰은 모래톱에 의한 좌초와 미군 것으로 추측되는 함선과의 충돌이 연계돼 발생한 해난사고”라고 주장하는 등 합동조사단의 공식 견해와 배치되는 의견을 펴왔다.
국방부에 따르면 신 씨는 지난달 20일 국회 추천을 받은 다른 조사위원 2명(한나라당 추천)과 함께 민군 합동조사단에 합류한 뒤 지난달 30일 단 하루만 조사단의 합동토의에 참석했다. 국회 추천 다른 조사위원 2명은 여러 차례 회의에 참석하는 등 조사활동에 참여해왔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군의 입장에서는 여당 몫이니 야당 몫이니 이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며 “전문성을 갖춘 사람으로 교체해달라는 뜻을 국회의장에게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합동조사단에 들어와 활동하고 있는 조사위원들은 민간인이든 군인이든 평생을 그 분야에 종사한 분”이라며 “해군 근무 후 민간에서 선박 건조 관련 업무를 한 신 씨가 원인을 규명하는 일에서는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국방부는 국회의장에게 공문을 보냈지만 교체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신 씨를 추천한 민주당의 판단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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