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전교조냐 정치코드 뭐냐 한나라당과 막역한 관계냐”
전교조 지지자-누리꾼 비난에 연예인들 모두 출연 취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명단을 공개한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을 지지하는 조전혁대책위원회의 ‘희망나눔 콘서트’가 전교조를 지지하는 팬과 누리꾼의 비난 등을 우려한 연예인들이 모두 출연을 취소해 파행을 빚었다.
이 콘서트는 ‘전교조의 교육 파행을 막고 대한민국의 교육을 살리자’는 취지로 13일 오후 7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애프터스쿨 M4 박혜경 남궁옥분 김세환 씨 등 가수들과 진행을 맡은 개그맨 심현섭 박준형 씨 등이 잇달아 출연을 취소했다.
12일 맨 먼저 출연을 취소한 남궁옥분 씨는 한 팬이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읽고 출연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 팬은 12일 ‘조전혁 의원과 한나라당과 막역한 관계에 있습니까’라는 제목으로 ‘아무 데서나 부른다고 달려가시는 옥분님이셨는지 궁금합니다. 원래 정치적 코드가 그쪽이신 걸 제가 몰라온 건지…’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남궁 씨는 ‘정치적인 색깔 없이 청계천 시민 행사로 알고 평소에 친분이 있던 기획사 하는 동생이라 수락했는데…’라는 답글을 단 뒤 출연을 취소했다.
공연 전까지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에도 연예인들의 행사 참여를 비난하는 글이 이어졌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에는 13일 오후 5시경 ‘전교조 조합원 명단을 공개한 조전혁 국회의원을 지지하는 콘서트에 출연하는 연예인, 이제 개콘(개그콘서트)도 보기 싫어지네요’라는 글과 함께 콘서트 포스터에 출연하는 연예인의 이름에 빨간 줄을 그은 사진이 올라왔다. 애프터스쿨의 팬 카페에도 ‘애프터스쿨이 무엇 하러 이런 사람(조전혁 의원)이 여는 콘서트에 나가나요. 돈 때문에 팀 이미지까지 망치는 일은 제발 안 했으면…’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정보 공유 사이트 클리앙에는 ‘박준형, 왕비호도 반(反)전교조였나요?’라는 질문이 올라오기도 했다. 박준형 씨는 취소 이유에 대해 “말하기 애매하다”고 말했다.
이날 가수들이 오지 않자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무대에 올라 자신의 음반에 담았던 ‘희망’과 ‘바람 되어 다시 오마’를 불렀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정양석 나경원 전여옥 진수희 정태근 의원, 이원희 김영숙 서울시교육감 후보 등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동영상 = 조전혁 “전교조 명단, 이래서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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