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애도기간 골프장 출입 공공기관 車번호 다 적어놨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15일 03시 00분


이재오 권익위원장 밝혀

이재오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사진)은 13일 천안함 침몰 사건 애도기간 중 공직자를 대상으로 골프를 자제하라는 지시가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공공기관 차량들이 전국 곳곳의 골프장 주차장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정부중앙청사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직원을 대상으로 청렴특강을 하면서 “대학 및 교육자치단체 10곳, 국회 5곳, 법원 2곳, 중앙행정기관 4곳, 지방자치단체 6곳, 공직유관단체 3곳 등의 소속 차량이 골프장 주차장들에서 발견됐다”며 “(주차장에 세워진) 교육기관 차가 골프를 쳤는지 안 쳤는지 모르고 본인들은 부인할 수 있겠지만 (권익위가) 차량 번호까지 다 적어놓았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이 언급한 교육 관련 기관 차량은 국공립대 소속이 5대, 고교와 교육청 차량이 각각 1대이며 나머지 3대는 사립대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익위는 천안함 애도기간 중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소속 경기 화성상록골프장과 충남 천안상록골프장, 한국교직원공제회의 소피아그린골프장 등에 주차된 공공기관 차량을 조사했다.

이 위원장은 “왜 그 시간 그 날짜에 골프장 앞에 그 차를 대놓는가. 점심 먹으러 골프장에 가나, 약속을 거기서 하나”라며 “이렇게 하면 국민이 믿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맑은 물 한 컵에 검은 잉크 한 방울만 떨어지면 다 검어진다. 40만 교육 공무원 중 1년에 비리나 부패로 옷 벗거나 잡혀가거나 그만두는 사람이 400명이 안 될 텐데 어느덧 교육계가 전부 비리의 집단처럼 돼 있다. 청산해야 할 부패를 청산하지 못하고 당연히 여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공무원이나 준정부기관 직원들이 상급 감독기관 직원을 공금인 업무추진비로 접대하는 행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중앙부처 공무원이 하급부서 공무원들에게 밥이나 술을 얻어먹는 것은 미풍양속이 아니다. 이것은 부패다”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어떤 공공기관은 경제부처에 로비성으로 1년에 2억6091만 원, 국회 등에는 1억325만 원을 지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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