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D-16]수도권 기초단체장 판세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17일 03시 00분


서울 - 한나라 “7곳 우세” 민주 “강북 강세”

경기
한나라 “군 지역까지도 고전”… 민주 “단일화로 약진 예상”

인천
한나라 “5곳은 안정권 점쳐”… 민주 “3곳 우세 3곳 접전”


6·2지방선거를 앞두고 수도권 기초단체장 초반 판세가 상당수 지역에서 접전이 벌어지는 것으로 분류되는 등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이 싹쓸이하다시피 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4년 전 선거 때 한나라당은 서울지역 25개 구청장을 독식했고, 인천지역에선 10곳 가운데 9곳을, 경기지역에서는 31곳 가운데 27곳을 석권하는 압승을 거뒀다. 반면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수도권 66곳 가운데 경기 구리시 단 한 곳에서만 승리를 거두며 참패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도 여당 견제심리가 발동하면서 한나라당의 수도권 수성(守城)이 쉽지 않은 분위기다.

○ 한나라 “서울에서 앞선 곳은 7곳뿐”

오세훈 서울시장은 당초 공식 후보 등록기간까지 시장 직을 유지할 계획이었으나 일정을 앞당겨 7일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섰다. 민주당 한명숙 후보와 대결구도가 형성된 탓도 있지만, 서울시 전체 표밭의 바로미터인 구청장 선거 판세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 한나라당 측은 “25개 구청장 가운데 7곳 정도만 앞서고 나머지는 야당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강남, 서초, 송파 등 한나라당의 텃밭을 제외하면 거의 전 지역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얘기다.

민주당 측은 한 달여 전 “자체 분석 결과 19곳에서 당선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최근 들어 “거의 모든 지역에서 박빙의 승부가 벌어지고 있어 안심할 지역이 한 곳도 없다”며 지지층 결집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은 동대문에서 강북, 도봉, 노원으로 이어지는 ‘강북벨트’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선거에 비해 한나라당이 열세를 보이는 이유는 현직 구청장 중 6명만 다시 공천을 받았고 나머지는 모두 물갈이된 탓에 여당 후보의 인지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한나라당 소속이던 맹정주 강남구청장과 한인수 금천구청장, 정송학 광진구청장, 최선길 도봉구청장, 김형수 영등포구청장 등이 공천에 탈락하자 무소속 출마에 나섰다. 이 밖에 3, 4곳의 구청장들이 막판까지 출마를 저울질하면서 여권 지지 표심이 갈려 야당 후보들에게 반사이익이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경기지역 판세 ‘안갯속으로’

경기 지역에서도 한나라당 후보들이 고전하는 양상이다. 대도시는 물론 중소도시와 군 지역까지 우열을 가리기 힘든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경기지사 후보가 민주당과 단일화를 이룬 것이 기초단체장 선거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도 변수다. 한나라당의 경우 이번 공천에서 현직 단체장의 탈락도 많았고 공천을 둘러싼 계파 간 및 지역 국회의원과 현직 단체장과의 갈등, 경기도당과 중앙당의 이견 등 잡음이 많았다. 반면 민주당은 대부분 국민참여당이나 민주노동당과 후보단일화를 이뤄냈다. 각 후보 진영들이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를 보면 박빙 지역으로 분류되는 곳이 적지 않고, 민주당이 앞서나가는 곳도 3, 4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국회의원과 시장, 군수가 공천 갈등을 빚은 고양시와 파주시 역시 여권 지지층이 분산되면서 야당 후보들의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성남시는 한나라당 전략공천을 받은 황준기 전 여성부 차관의 우세가 예상됐지만, 공천에서 탈락한 이대엽 현 시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3파전 구도가 되면서 접전지역으로 바뀌었다. 한나라당 경기도당 관계자들 역시 “안심할 수 있는 곳이 몇 지역 안 된다”며 “반이나 승리할 수 있을지 솔직히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경기도당은 “아직 밀리는 곳이 많다”면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 바람이 불면 더 많은 곳에서 선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인천에도 야당 바람 부나

인천지역에서 한나라당은 무투표 당선이 확정된 조윤길 옹진군수를 포함해 5곳을 당선 안정권으로 점치고 있다. 반면 민주당도 야권단일화 성공에 힘입어 5개 선거구를 거뜬히 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와 각 정당의 판세 분석에 따르면 선거가 치러지는 9곳 가운데 한나라당 우세지역은 동구, 남동구, 서구 등 3곳. 연수구, 남구, 계양구는 민주당 우세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중구, 부평구, 강화군에선 양자간 접전이 팽팽하다.

중구의 경우 재선 도전에 나선 한나라당 박승숙 후보와 농협조합장 출신의 민주당 김홍복 후보가 오차 범위 내에서 박빙 대결을 펼치고 있다. 남구는 한나라당 이영수 후보와 민주당 박우섭 후보가 재대결을 벌이고 있다. 지난 선거에선 이 후보가 당선됐지만 이번엔 이 후보에 앞서 구청장을 지냈던 박 후보가 다소 우세한 분위기다. 계양구는 민주당 박형우 후보, 서구는 한나라당 강범석 후보가 각각 상대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강화군은 현직 군수 출신의 무소속 안덕수 후보와 한나라당 유천호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인천=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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