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6·2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초청 KBS 정책토론회에 나온 지상욱 자유선진당 후보와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 민주당 한명숙 후보(왼쪽부터)가 토론을 시작하기 전 손을 맞잡고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들의 TV 토론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종승 기자
6·2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오세훈, 민주당 한명숙 후보가 17일 첫 TV토론회에 참석해 무상급식과 도시경쟁력 문제 등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KBS 주관으로 열린 토론회에는 두 후보 외에 자유선진당 지상욱 후보가 참석했다.
1시간 20분 동안 진행된 토론회에서 한 후보가 먼저 오 후보를 겨냥해 포문을 열었다. 서울시가 서울 은평구에 있는 자립형사립고인 하나고에 6551억 원을 투자한 배경을 문제 삼았다. 한 후보는 “정권 실세인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의 옛 지역구(서울 은평을)에 자립형사립고를 만들어 막대한 예산을 투자한 오 후보가 공교육을 말할 자격이 있느냐”고 따졌다. 이에 오 후보는 “강남북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강북에 학교를 만들었다”며 “(한 후보가)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경기 고양 일산갑)에 국제고 유치를 위해 백방으로 뛰었는데 그것도 특혜였느냐”고 맞받았다.
다음 이슈는 무상급식 논란이었다. 오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전 세계적으로 무상 급식하는 핀란드와 스웨덴은 (우리보다) 국민소득이 2, 3배 많다. 한 후보는 ‘디자인 서울’이 3만 달러 시대에 맞는 것이라고 했는데 무상급식이 그런 것 아니냐(아직 시기상조라는 취지)”라고 몰아붙였다. 이에 한 후보는 “여러 가지 외형 및 개발위주 예산을 줄이면 무상급식은 하고도 남는다”며 “우리가 먼저 무상급식을 시행해서 선진국이 따라오게 하면 안 되느냐”고 받아쳤다.
오 후보가 이어 “(무상급식을 주장하는) 한 후보가 (노무현 정부) 국무총리 시절엔 (무상급식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이유는 무엇이냐”고 묻자 한 후보는 “그때는 안전급식에 대한 얘기를 했을 뿐이다. 내가 무상급식을 폐기했다는 것은 잘못(된 주장)이다. (그런 주장을 한 오 후보가) 여기서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일자리 창출 방안을 놓고 토론하던 중 한 후보가 오 후보에게 “가든 파이브를 만들며 1조3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 오 후보가 재임 4년 동안 3500억 원을 들여 책걸상을 바꾼 것으로 공교육을 강화했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몰아붙이자, 오 후보는 “교육 복지 이외에는 ‘삽질’이라고 폄하하는데 아무리 선거라도 그런 공세는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
이날 지 후보는 “중앙정치 눈치를 보면서 대권을 바라보는 서울시장은 진정한 서울시장이 아니다. 검찰과 싸우는 서울시장도 진정한 시장이 아니다”며 오 후보와 한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이날 토론회에 진보신당 노회찬 후보는 참석하지 못했다. KBS선거방송준칙에 따라 여론조사 지지율이 10%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 후보는 의석수가 5석이 넘는 선진당 소속이어서 토론자로 나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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