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논평]북한 때문에 초라해진 현대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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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19일 17시 00분


현대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과 채권 금액 상위 3개 은행인 산업은행 신한은행 농협이 현대와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기로 했습니다. 재무구조 개선 약정은 기업의 재정 건전성이 악화돼 개선할 필요가 있을 때 하는 것입니다. 현대는 앞으로 계열사나 보유 자산 매각을 통한 군살빼기와 유상증자 등의 자구노력을 해야 합니다.

현대의 재정 상태가 나빠진 것은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로 그룹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현대상선의 실적이 악화된 탓이 큽니다. 여기에 북한 관광사업 중단으로 적자에 빠진 현대아산의 상황이 설상가상이 됐습니다. 현대아산은 작년 한 해 동안 금강산 관광 사업에서 323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고, 지금도 매달 20억 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동결한 현대아산과 협력업체의 금강산 자산도 3000여 억 원이나 됩니다.

돌이켜보면 현대그룹은 정치에 이용된 대북사업의 피해자였습니다. 노무현 정부 출범 초인 2003년 3월 대북 송금 특검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4억 5000만 달러를 북한에 전달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중 1억 달러의 대북지원금은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현 민주당 원내대표)이 고 정몽헌 현대아산회장에게 대신 지급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박 전 장관은 징역 3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하다 형 집행정지로 석방됐지만 고 정 회장은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자신의 사무실에서 투신자살했습니다. 정치적 목적을 위해 추진된 남북 정상회담과 대북사업의 비극적 결과는 대북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들에게 값진 교훈이 되어야 합니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어야겠지요.

금강산 관광은 2008년 북한 초병의 관광객 박왕자 씨 사살로 중단됐습니다.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습니다. 그런데도 북한은 금강산 관광지구내에 있는 우리 시설을 멋대로 동결하고 몰수하는 터무니없는 행패를 부렸습니다. 하긴 우리 수역에 침투해 천안함을 공격한 저들에게 부동산 몰수는 아이들 장난 같은 짓일 겁니다. 북한은 현대아산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과 정부까지 모독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우쳐야 할 때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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