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군 합동조사단은 20일 천안함 침몰사건 최종 조사결과 발표에서 ‘북한의 어뢰 공격’을 입증하는 결정적인 증거로 어뢰 프로펠러에 나타난 숫자 ‘1’이 과거 입수한 북한산 훈련용 어뢰에 새겨진 것과 정확히 일치하는 점을 제시할 예정이다. 정부 당국자는 19일 “그동안 찾아낸 어뢰 화약성분과 알루미늄 파편이 어뢰공격이 있었음을 확인해줬다면, 새로 확보한 증거는 북한의 소행을 입증할 확증(스모킹 건)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 7년 전 북한 어뢰와 동일한 숫자모양
합조단은 국방부에서 열릴 조사결과 발표장에서 두 개의 이미지를 비교해 공개할 계획이다. 하나는 지난 주말 천안함 침몰 해역에서 쌍끌이 어선을 동원해 추가로 수거한 어뢰 프로펠러와 샤프트에 새겨진 일련번호가 아닌 ‘1호’ 또는 ‘1번’이라는 표지다. 다른 하나는 7년 전 포항 앞바다에서 확보한 북한산 어뢰에 새겨진 ‘1’이란 숫자 모양이다. 정부 당국자는 “이 두 숫자 모양이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을 확인한 순간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19일 “한글을 쓰는 나라는 북한과 한국밖에 없고 한국 글자체가 아니라면 누구 것이겠느냐”고 북한을 지목했다. 또 프로펠러에 나타난 한글서체 역시 한국에서는 쓰지 않고, 북한이 사용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 북한 것과 유사한 화약성분
국방부조사본부의 과학수사연구소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미국 전문가 7명 등이 주축이 된 합조단 과학수사분과는 천안함의 연돌과 침몰 해역에서 화약성분인 RDX, 고농축 폭발물인 HMX, 황산염 등 다양한 어뢰의 화약성분을 검출했다. RDX는 기뢰에도 들어가지만 주로 어뢰 폭발력을 높이는 데 사용하는 화약성분이다. 검출된 황산염은 서방국가에서는 흔히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천안함 절단면 등에서 검출한 화약성분은 7년 전 수거한 북한의 훈련용 경어뢰의 화약성분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 역시 핵심적인 물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미세한 화약 묻은 알루미늄 조각
연돌 등에서 화약성분과 함께 발견된 미세한 알루미늄 조각도 어뢰 공격을 입증하는 증거로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합조단이 어뢰라고 판단한 근거는 폭발력을 높이기 위해 화약과 함께 넣는 알루미늄 조각 때문이다.
이 알루미늄 조각은 어뢰의 탄두 부분을 감싸는 외장재 알루미늄과는 성분이 다르다. 금속공학자들은 이 알루미늄 조각이 매우 작은 크기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어뢰 등 폭발물에는 알루미늄 분말이 자주 쓰인다. 알루미늄이 포함된 폭약은 폭발 펄스를 길게 만들어 폭발력을 크게 늘려준다.
○ 시뮬레이션(컴퓨터 가상실험) 결과
시뮬레이션 결과도 어뢰 공격임을 입증하는 증거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시뮬레이션 결과 탄두 250kg 안팎의 음향추적 어뢰가 천안함 가스터빈실 아래 4∼5m 해저에서 폭발하면 함체를 두 동강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합조단은 어뢰가 천안함에 근접해 터지면서 버블제트 효과에 의해 침몰한 것으로 결론 내린 바 있다.
군 당국은 천안함을 공격한 어뢰가 중국제 Yu(魚)-3G나 러시아제 53-65KE를 모방해 북한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어뢰로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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