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자문단 “北 핵포기 때까지 전작권 전환 연기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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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에 인내하며 협조 끌어내야”

이명박 대통령에게 외교 및 국방 관련 조언을 하는 전문가 그룹인 외교안보자문단(의장 한승주 한미협회장)은 2012년으로 예정돼 있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점을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확실히 줄어드는 시점까지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을 공식 제출하기로 했다.

자문단 관계자는 19일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전작권을 연기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고 이런 내용을 ‘천안함 종합보고서’에 명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2012년까지는 전작권과 관련한 완전운용능력(Full Operation Capability)을 갖추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 핵 포기 의사를 밝히고, 천안함 사태로 부각된 재래식 위협이 상당 부분 약화돼 그것을 한국이 주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고 판단되는 시점까지 연기하는 방안을 건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문단은 국방개혁과 관련해서는 천안함 사건 이후 비판을 받아온 대양해군, 우주공군 개념을 완전히 폐기하기보다 서해 연안 등의 대북 경계 및 억지 태세를 강화하는 방안과 병행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자문단의 다른 관계자는 “한국의 국제적 역할이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에 북의 특수군 등 비대칭 전력에 대비한 한국군의 역량을 키워 나가는 동시에 기존 대양해군이나 우주공군의 개념도 살려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주변국 공조와 관련해서는 중국의 협조를 배제하고 한미 동맹만으로는 천안함 사태에 대한 대응을 효과적으로 이끌어 낼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할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외부에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중국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한국을 도와주는 측면이 많이 있다. 따라서 중국과 외교적인 각을 세우기보다 최대한 인내하면서 협조를 이끌어내는 전략을 권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국방백서에 주적(主敵) 개념을 부활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주적 개념이라는 용어 선택보다는 북한이 초래하는 위협을 정확히 평가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이번 보고서에는 관련 내용을 포함시키지 않을 계획임을 밝혔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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