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민주당, 불안한 국가관”
이회창 “안보에 여야 따로 있나”
천안함 발표 앞두고 날 선 신경전
한나라당 정몽준, 자유선진당 이회창, 민주당 정세균 대표(왼쪽부터)가 1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3당 대표 TV토론회가 시작되기 전에 잠시 환담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천안함 침몰 사건과 관련해) 민주당 일부 의원이 마치 북한을 대변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한나라당 정몽준 대표)
“하필이면 지방선거가 시작되는 날에 (조사 결과를) 발표해야 하나. 이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민주당 정세균 대표)
두 정 대표는 1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TV토론회에서 민군 합동조사단의 20일 천안함 사건 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신경전을 펼쳤다. 이 자리엔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도 참석했다.
정몽준 대표는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나면 정부는 북한과의 군사적 동맹관계를 재고해 달라고 중국 정부에 요청해야 한다”며 “(이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해야 할 것이고 이를 위해 중국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 대표는 이날 오전 인천을 방문해 “(천안함과 관련해) 민주당이 정부를 불신하는 것은 그들의 국가관이 얼마나 불안한지 증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지방선거 전 조사 결과 발표에 정치적 의구심을 피력하면서도 “(천안함 조사) 과정이 잘못돼 결과가 잘못될 개연성을 걱정하는 것이지 결과를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부 발표가 북한에 의한 것으로 나오면 (북한에)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만약 이 사건이 (이명박 대통령의) 안보 무능을 드러낸 것이라면 이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과하고 관련자에게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며 현 정부 책임론을 부각시켰다.
이회창 대표는 “민주당이 (천안함 사건에 대해) 정부가 정치공작을 하는 것처럼 모는 것은 아주 잘못됐다. 국가안보에는 좌우와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민주당을 비판했다. 하지만 “(천안함 발표 이후) 이 대통령은 전면적인 개각으로 책임질 것은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정부 여당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6·2지방선거와 관련해 정세균 대표가 “한나라당이 독점한 지방정부가 부패를 초래했고 많은 단체장과 의원이 기소됐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오만하고 독주를 일삼는 정권을 심판해 달라”며 ‘이명박 정부 심판론’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정몽준 대표는 “이번에 민주당 광역단체장 후보로 나온 분들이 스폰서 정치인이라는 지적이 있다. 한나라당 같으면 한명숙 안희정 후보 등은 공천신청 자격이 없다”며 “지방선거가 중간평가면 호남에서는 민주당이 심판받아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이 대표는 “(한나라당이) 생뚱스럽게 전 정권 심판론을 들고 나온 것은 야당의 현 정권 심판론을 물 타기 하려는 것 아닌가”라면서도 “민주당도 심판을 말할 자격이 있나. 친노(친노무현) 세력이 과거에 뭘 했느냐”며 양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교원 명단 공개와 관련해 정몽준 대표는 “전교조가 이념적으로 편향된 교육을 하기 때문에 국민들은 그 명단에 관심을 갖는다”고 주장했으나 정세균 대표는 “여당 의원들이 법원의 명단 공개 금지 판결에 불복한 것은 법치주의에 대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한반도 상황에서는 빨치산 교육을 하는 전교조 명단은 국민의 알 권리로 공개돼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법원의 공개 금지 결정에 (여당이) 반발한 것은 잘못”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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