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민군 합동조사단이 20일 공개한 북한 어뢰 'CHT-02D' 설계도면에 일본어 '가타카나'가 몇 군데 표기된 것과 관련해 여러 가지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의 어뢰공격임을 밝히는 데 결정적 증거가 된 북한의 수출용 무기 소개책자(카탈로그)는 영어로 돼있지만, 세부 내용으로 들어가면 일부 수치 옆에 작은 글씨로 일본어가 적혀있다.
어뢰 설계도의 샤프트(회전축) 근처에 '1345 シュエエアィサィ'(슈에에아이사이), 스크류 근처에 '270 タ-アィ-サィ'(타아이사이)라는 일본어 표기가 있고 '시코코케(シココケ)'라는 가타카나 표현도 등장한다. 이는 사전에 나오는 일본어 단어가 아니라 의미 없는 문자를 그냥 나열한 데 불과하다.
일본어 문자가 북한의 수출용 무기 책자에 표기된 것을 두고 가격을 올리기 위한 위장술이라는 해석이 우세한 편이다. 한 군사전문가는 "북한은 무기를 해외에 수출할 때 가격을 올려 받기 위해 일본제 부품을 사용했다고 설명하곤 한다"며 "이번의 가타카나 표기도 그런 목적에서 위장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고 일본 도쿄신문이 24일 전했다. 일부 제품에 정밀한 일본제 부품이 사용됐기 때문에 무기의 성능을 보장할 수 있다는 점을 선전하면서 수출 단가를 높이려 한다는 것이다.
한편으론 설계도에 나오는 가타카나가 일본어로는 뜻이 없지만, 일본무기를 수출하려는 상대 국가의 현지어 발음을 일본어 가타카나로 표기한 것일 수 있다는 추측도 있으나 확인되지 않았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 또한 가타카나 표기 목적은 값 올리기가 목적일 가능성이 높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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