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시작됐다]국토부 “안전고려해 돌아가라” 권고… 美까지 1시간 더 걸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이명박 대통령이 24일 대국민 담화에서 ‘해상봉쇄, 남북 교류·협력 중단’을 발표한 이후 남북 교역 물자를 실어 나르는 북한 선박의 운항이 중단되는 첫 사례가 발생했다.

북한 남포항∼인천 항로를 운항하는 국양해운에 따르면 당초 이날 오전 남포항을 출발해 인천으로 들어오려던 북한 국적 ‘동남 1호’의 출항이 중단됐다.

이날 국양해운 관계자는 “북한 국적 선박의 남한 해역 통과를 금지하는 정부 지침이 나옴에 따라 ‘동남 1호’에 물건을 실어 보낼 예정이었던 홍콩 선주에 급히 연락해 ‘동남 1호’의 출항을 막았다”고 말했다. 국양해운은 ‘동남 1호’가 인천항에 들어오면 입출항 수속이나 화물 집하 업무를 대신 해주고 수수료를 받아왔다.

국양해운은 이 같은 대행업무 외에도 북한과 남한을 정기적으로 오가는 자체 정기화물선 ‘트레이드포춘’도 9년째 운영해오고 있다. 이 배는 남에서 북으로 가는 지원 물자나 북한에서 남한으로 오는 원부자재, 농수산물 등을 실어 나른다.

한편 24일 0시부터 인천공항에서 미국, 러시아를 오가는 모든 한국 국적 비행기가 북한 영공을 우회해 통과하기 시작했다고 국토해양부가 밝혔다. 국토해양부는 20일 정부의 천안함 조사 발표 이후 국적 비행기의 안전을 고려해 이를 권고했고 항공사들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소속 40편이 북한이 관제권을 갖는 구역을 우회해 비행했다.

현재 항공사들은 인천공항에서 러시아나 미국을 오갈 때 북한 영공을 지나는 캄차카 노선을 이용하고 있다. 한국과 북한은 이를 위해 1997년 항공교통 관제기관 간 합의서를 체결해 이행해왔으며, 북한 영공을 통과했던 한국 국적기는 일주일에 135편이었다. 항공사들이 우회 항공로를 이용하면 러시아행은 30분∼1시간, 미국행은 1시간가량 손해를 본다. 국적기가 북한 영공을 우회하는 것은 지난해 3월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해 53일 동안 우회 통과가 이뤄진 뒤 1년 2개월 만이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