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천안함 폭침사건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대북 대응조치를 발표한 이후 남한 대북교류 단체들에 이번 사건이 자신들과 무관하며 남한 정부가 조작한 것을 전파해 달라는 취지의 e메일과 팩스를 보낸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북한의 이 같은 대응은 천안함 사건에 대한 책임을 모면하고, 6·2지방선거를 앞두고 남한 내에서 반(反)정부 여론을 고조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경찰도 이날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진상 파악에 나섰다.
동아일보가 이날 단독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북한 조선불교도연맹(조불련)은 26일 천태종 앞으로 보낸 e메일에서 “남측 당국이 함선 침몰사건을 우리와 억지로 연계시키고 있다”며 “이 땅 위에 조성된 전쟁 위험을 가시고(없애고)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실천에 적극 나서달라”고 말했다.
조불련은 이와 함께 25일 발표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와 26일자 노동신문에 실린 군사논평원 명의의 ‘역적패당이 조작한 북 어뢰 공격설의 진상을 논한다’는 제목의 글을 A4용지 15페이지 분량으로 보냈다.
조선그리스도교연맹도 26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에 보낸 e메일에서 “남측 당국이 함선 침몰사건을 우리와 억지로 연결시켜 남북관계가 전면 파탄되고 이 땅 위에 전쟁의 검은 구름이 몰려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천태종과 NCCK, 태고종과 진각종, 6·15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 등 9개 단체가 북한으로부터 비슷한 내용의 e메일과 팩스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으며 아직 신고하지 않은 곳이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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