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은 1일 “천안함을 공격한 어뢰에 씌어 있는 파란 유성매직 글씨 ‘1번’은 폭발 때 발생하는 고열로 타버렸어야 한다”는 민주당 최문순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최 의원은 지난달 31일 익명의 재미 과학자의 말을 인용해 “폭약 250kg이 폭발하면 주변 온도가 1000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에너지가 발생한다. 통상적인 유성잉크의 성분은 150도 정도의 열만 전달됐어도 글씨가 타 버리는 게 과학적 상식”이라며 ‘1번 글씨’의 신뢰성을 공격했다.
이와 관련해 문병옥 민군 합동조사단 대변인은 1일 기자회견을 열어 “어뢰 폭발 때 고온이 발생하지만 ‘1번’이 씌어 있는 어뢰 뒷부분의 추진체 내부까지는 열전도가 불가능하다”며 “타지 않는 게 정상”이라고 반박했다.
문 대변인은 그 근거로 민군 합동조사단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개했다. 1.7t 크기의 어뢰 앞부분의 폭약 250kg이 폭발하면 뒤쪽에 위치한 추진축과 프로펠러는 반작용으로 바닷물 속에서 37m 정도 튀어나간다는 것이다. 즉, 폭발과 동시에 어뢰가 쪼개지기 때문에 분리된 금속 사이에 열전도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영상 3도였던 바닷물의 수온이 폭발 직후 오르긴 하겠지만, 비등점인 100도 이상으로 오를 수는 없기 때문에 “150도 정도면 잉크가 타버린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1번’이 적혀 있는 곳은 어뢰 외피 안쪽에 있어서 빠른 열전달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또 문 대변인은 ‘1번’이 씌어 있는 부분이 녹도 슬지 않고 깨끗하다는 일각의 의혹제기와 관련해 “어뢰 추진체에는 은색 방수 페인트가 칠해져 있었다. 이 방수페인트는 어뢰 발사 직전과 직후의 짧은 순간 동안 바닷물에 노출되는 것에 대비한 페인트여서 추진체는 폭발 후 1개월 반가량 바닷물에 잠긴 동안 부분적으로 녹이 슬었다. 추진체에는 녹이 안 슨 부분도 있고 녹이 슨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군 당국은 ‘1번’ 글씨의 잉크 성분을 분석하기 위해 북한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잉크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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