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명에 한꺼번에 투표해야 하는 지방선거일인 2일 아침. 대학원생 이현주 씨(26·여)의 부모님은 "도대체 누가 누구인지 모르겠다"며 선거 공보물을 펴놓고 메모를 하는 등 바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 씨는 아이폰으로 자신의 지역에 출마한 후보자 명단을 여유 있게 살펴봤다.
집을 나서기 전 후보자 검색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해봤다. '서울특별시 광진구 광장동'. 실시간 위치검색으로 현재 위치가 검색되더니 자동으로 시·도지사, 구시군 의장 등 각 선거군 별로 후보 명단이 사진, 간단한 약력과 함께 화면에 나타났다.
이 씨는 평소 눈여겨봤던 후보의 이름과 사진을 가볍게 훑어 본 뒤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고 투표소로 가 투표를 마쳤다.
가입자 2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돌풍을 일으킨 스마트폰은 6·2 지방선거전의 풍경도 바꿔놓았다. 똑똑한 앱들은 선거정보를 실시간으로 유권자에 서비스했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실시간 위치를 기반으로 지역·정당·인물별 후보자를 자동검색하고 후보자의 약력 등 상세 정보를 제공하게끔 한 핸드스튜디오의 '후보자 검색'은 대표적인 아이폰·안드로이드폰용 선거정보 앱. 누적 다운로드 횟수가 3만2000건을 넘어서고 2일 기준 아이폰 카테고리에서 무료 앱 순위 2위에 오르는 등 큰 인기를 모았다.
안준희 핸드스튜디오 대표는 "처음으로 1인8표제로 시행되는 지방선거에 앞서 유권자들이 정보에 대한 욕구 때문에 이 앱에 대한 인기가 높았다"고 말했다.
이외에 ㈜티그레이프도 아이폰용 '지방선거' 앱을 내놓고 선거정보를 제공했다. 이매진앤쇼에서 만든 '매니페스토 애플리케이션'은 지역선택, 미디어 등 카테고리를 분류해 지역별 후보 공약과 선거 홍보 동영상, 선거 캠페인송, 선거 손수제작물(UCC) 등을 담아 눈길을 끌었다.
선거가 끝난 뒤 결과를 신속하게 확인하는 데에도 스마트폰은 유용했다. KBS, SBS 등 각 방송사는 선거방송 앱을 내놓고 2일 투·개표 정보 및 선거 속보를 전달했다. 선거방송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다. 더 이상 TV앞을 지킬 필요는 없었다. 앱을 미리 받아 둔 직장인 박형진 씨(32)는 "도심 나들이를 즐기며 투표율을 확인할 수 있었고 예측조사 결과까지 봤다"며 "스마트폰으로 평소보다 더 흥미롭게 선거결과를 지켜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선 일부 후보들이 발빠르게 스마트폰을 홍보에 적극 활용하기도 했다. 무소속 맹정주 서울강남구청장 후보는 선거 포스터에, 한나라당 최호정 서울시의원 후보는 명함에 'QR코드'를 도입했다.
QR코드(Quick Response code: 흑백 격자무늬로 만들어진 2세대 바코드)는 텍스트와 숫자, 그림 등 다양한 정보를 담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 유권자들은 QR코드를 스마트폰에 다운로드한 QR코드 인식 앱을 이용해 읽어 들여 간편하게 후보에 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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