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함께하는 6·2 지방선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2일 21시 17분


'자, 우리 동네 후보들 이름 한번 다시 볼까?'

8명에 한꺼번에 투표해야 하는 지방선거일인 2일 아침. 대학원생 이현주 씨(26·여)의 부모님은 "도대체 누가 누구인지 모르겠다"며 선거 공보물을 펴놓고 메모를 하는 등 바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 씨는 아이폰으로 자신의 지역에 출마한 후보자 명단을 여유 있게 살펴봤다.

집을 나서기 전 후보자 검색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해봤다. '서울특별시 광진구 광장동'. 실시간 위치검색으로 현재 위치가 검색되더니 자동으로 시·도지사, 구시군 의장 등 각 선거군 별로 후보 명단이 사진, 간단한 약력과 함께 화면에 나타났다.

이 씨는 평소 눈여겨봤던 후보의 이름과 사진을 가볍게 훑어 본 뒤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고 투표소로 가 투표를 마쳤다.

가입자 2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돌풍을 일으킨 스마트폰은 6·2 지방선거전의 풍경도 바꿔놓았다. 똑똑한 앱들은 선거정보를 실시간으로 유권자에 서비스했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실시간 위치를 기반으로 지역·정당·인물별 후보자를 자동검색하고 후보자의 약력 등 상세 정보를 제공하게끔 한 핸드스튜디오의 '후보자 검색'은 대표적인 아이폰·안드로이드폰용 선거정보 앱. 누적 다운로드 횟수가 3만2000건을 넘어서고 2일 기준 아이폰 카테고리에서 무료 앱 순위 2위에 오르는 등 큰 인기를 모았다.

안준희 핸드스튜디오 대표는 "처음으로 1인8표제로 시행되는 지방선거에 앞서 유권자들이 정보에 대한 욕구 때문에 이 앱에 대한 인기가 높았다"고 말했다.

이외에 ㈜티그레이프도 아이폰용 '지방선거' 앱을 내놓고 선거정보를 제공했다. 이매진앤쇼에서 만든 '매니페스토 애플리케이션'은 지역선택, 미디어 등 카테고리를 분류해 지역별 후보 공약과 선거 홍보 동영상, 선거 캠페인송, 선거 손수제작물(UCC) 등을 담아 눈길을 끌었다.

선거가 끝난 뒤 결과를 신속하게 확인하는 데에도 스마트폰은 유용했다. KBS, SBS 등 각 방송사는 선거방송 앱을 내놓고 2일 투·개표 정보 및 선거 속보를 전달했다. 선거방송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다. 더 이상 TV앞을 지킬 필요는 없었다. 앱을 미리 받아 둔 직장인 박형진 씨(32)는 "도심 나들이를 즐기며 투표율을 확인할 수 있었고 예측조사 결과까지 봤다"며 "스마트폰으로 평소보다 더 흥미롭게 선거결과를 지켜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선 일부 후보들이 발빠르게 스마트폰을 홍보에 적극 활용하기도 했다. 무소속 맹정주 서울강남구청장 후보는 선거 포스터에, 한나라당 최호정 서울시의원 후보는 명함에 'QR코드'를 도입했다.

QR코드(Quick Response code: 흑백 격자무늬로 만들어진 2세대 바코드)는 텍스트와 숫자, 그림 등 다양한 정보를 담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 유권자들은 QR코드를 스마트폰에 다운로드한 QR코드 인식 앱을 이용해 읽어 들여 간편하게 후보에 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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