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날조” 문건 서울-인천-부산 대북경협 업체에 또 발송
광주-수원서도 ‘진실 의혹’ 제기 유인물… 경찰 수사
북한이 천안함 침몰이 남한정부의 조작극이란 내용을 전파해 달라는 편지를 대북경제협력 기업 4곳에 더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본보 6월 2일자 A1면 참조
또 수도권 일부 대학을 비롯해 광주 등 전국 주요 도시에도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유인물이 잇달아 뿌려져 북한이 전방위로 남남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 대남 선전선동용 편지
경찰청은 2일 “북한의 대남 선전선동용 편지가 서울 인천에 위치한 대북교역업체 4곳뿐 아니라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의류수입업체 S사와 인천 서구의 알루미늄 수입업체 D사 등 2곳에 추가로 보내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A4용지 5장으로 된 ‘남조선 인민들에게 보내는 공개편지’라는 제목의 편지는 북한 노동당 대남기구인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가 보냈다. 발신처는 중국 베이징(北京)과 단둥(丹東)에 있는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로 돼 있다.
이날 오전 부산 중구 중앙동 D수산물 수입업체와 사하구의 A수산물 수입업체에도 같은 내용의 편지가 팩스로 도착했다. 편지는 A4용지로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 명의의 ‘남조선 인민들에게 보내는 공개편지’ 5장과 민족화해협의회 명의의 ‘남녘의 동포 형제자매들에게 고함’ 4장 등 모두 9장. 대남 경제협력 공식창구인 민경련이 선전 선동 문건을 국내로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앞서 종교, 사회단체에 보낸 서한은 천안함 사태가 날조됐다는 주장이 대부분이었지만 이번 편지는 지방선거 선동 부분이 강조됐다. 편지에는 ‘리명박 패당에게 표를 찍는다면 파쇼독재의 망령이 더 머리를 쳐들고 경제와 민생이 엉망이 된다’는 등 여당에 투표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앞서 북한은 천태종,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태고종,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민주노동당 등 국내 종교, 사회단체 17곳에 e메일과 팩스를 보냈다.
○ 북한 동조 유인물 전국에 살포
광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1일 오후 9시 20분경 광주 동구 충장로 광주우체국 앞에서 대학생으로 추정되는 20대 10여 명이 ‘천안함 사태의 진실은 무엇인가. 6·2지방선거에서 심판하자’는 내용 등이 담긴 B4용지 크기의 유인물을 뿌렸다. 유인물에는 ‘천안함 사태 증거가 부족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유인물 작성 주체는 ‘광주전남 천안함 진실을 찾는 사람들’로 실제 존재가 확인되지 않는 단체였다. 경찰은 광주우체국 앞 한 상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앞서 지난달 31일 오후 1시 반경에는 ‘천안함의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A4용지 크기의 컬러 유인물이 경기 수원시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에 뿌려졌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이 유인물은 한 포털 사이트 인터넷 카페에 천안함의 진실 2호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것으로 ‘어뢰에 적힌 매직 낙서가 결정적인 증거인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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