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반대여론 선거서 확인”
정부에 사업중단 압박 속
전남선 “사업필요” 목소리 커
오늘 의원 워크숍 열어 논의
민주당이 6·2지방선거 승리를 발판으로 4대강 살리기 사업 중단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6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대통령과 중앙정부가 4대강 사업을 계속 밀어붙이면 지방정부가 어떻게 하겠느냐. 또 싸울 것이냐”며 “가까운 시일 내에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야권 자치단체장들과 워크숍을 갖고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6월 국회에서 4대강 사업 저지 여론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당은 영산강 수계인 호남지역은 물론 한강수계의 충북(이시종 당선자), 금강이 흘러가는 충남(안희정 당선자), 낙동강 유역의 경남(무소속 김두관) 등 4대강과 관련 지역 모두에 야권 광역단체장들이 포진하게 된 만큼 이제 4대강 사업에 제동을 걸 실질적 힘을 쥐게 되었다고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외형상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는 듯한 4대강 중단 공세 내부를 살펴보면 민주당 내에는 사업 전면 중단에서부터 부분 수정 등 다양한 의견의 스펙트럼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특히 영산강 사업과 직결돼 있는 박준영 전남도지사 당선인과 전남 지역 국회의원들 가운데는 영산강 사업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의견이 적잖게 존재한다. 이번에 재선에 성공한 박준영 전남도지사는 지난해 4대강 사업 영산강 공구 기공식에 참석해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이 성공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당내에서 탈당 요구까지 받았지만 그는 이번 선거 기간 내내 영산강 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남 나주-화순이 지역구인 최인기 의원은 “정부가 졸속으로 밀어붙인 방식이 문제이긴 하지만 영산강의 수질 개선과 홍수 예방을 위한 준설사업과 보제방 건설에 찬성한다”고 밝혀왔다. 그 밖의 전남 지역 의원들도 “영산강은 4∼5급수라 농업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는 강물이기 때문에 영산강 살리기 사업은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의견들을 개진해왔다.
물론 영산강 지역 이해당사자들로부터 나오는 이 같은 ‘다른 결의 목소리’에 대해 민주당은 ‘영산강 수질 개선은 전남도가 국민의 정부(김대중 정부) 이전부터 꾸준히 추진해온 숙원 사업이며 4대강 사업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논리를 통해 자기 방어를 해왔다. 하지만 정부의 영산강 살리기 사업이 지향하는 목적과 민주당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치수(治水), 수질 개선 사업이 비록 사업규모와 속도, 방법론, 우선순위 등에서 일정한 차이가 있을지언정 본질적으로는 같은 선상(線上)에 있는 것 아니냐는 논리 앞에서 민주당은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결국 ‘영산강 사업만 하자는 것이냐’는 비판에 부닥칠 수도 있다.
사실 정세균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도 4대강 사업의 전면 철회를 주장하지는 않고 있다. 민주당은 일단 10m 이상의 대형보 16개 설치 문제는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는 견해다. 지난해 12월 말 민주당 당시 이강래 원내대표는 “‘한반도 대운하’ 의심 사업이란 의혹을 최소화하기 위해 그 핵심인 보를 정부 계획의 절반인 8개로 줄이고 수량 확보 계획을 수정하자”고 제안했었다.
민주당은 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전체 의원 워크숍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한 방향을 논의할 예정인데 ‘4대강 반대’라는 큰 구호 속에 잠복해 있던 당내 다양한 스펙트럼이 표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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