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치는 민주 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 워크숍에서 정세균 대표(앞줄 오른쪽)와 박지원 원내대표(앞줄 왼쪽) 등 참석자들이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의 강연이 시작되기 전 박수를 치고 있다. 이종승 기자
민주당이 하반기 국회 원 구성을 하루 앞둔 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의원 워크숍을 열고 ‘합리적 대안정당’을 하반기 정국 대응 기조의 좌표로 정했다.
워크숍 발제자로 나선 변재일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외형상 드러난 선거 결과에 자만하거나 오판하면 곤란하다”며 “합리적 대안정당으로 자리 잡아 자력(自力)으로 국민의 지지를 얻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우선 4대강 사업 저지와 세종시 원안 추진, 친환경 무상급식 시행을 하반기 3대 현안으로 설정하고, 이를 위해 지방정부와의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해선 야권 후보가 당선된 자치단체 인수위원회에 ‘재검토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사업 재검토에 착수하고 중앙당과 국회 차원에서는 공청회를 열어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국민에게 알리기로 했다.
다만 기존의 강경 일변도 투쟁 방식은 최대한 자제함으로써 수권정당의 면모를 부각시키기로 했다. 여기엔 6·2지방선거의 승리에 매몰돼 강경 드라이브에 치우칠 경우 민심의 역풍을 부를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천안함 폭침사건의 경우 정운찬 국무총리 해임건의안과 함께 ‘한반도 평화수호 결의안’ 제출을 검토하는 등 대여 압박을 강화하되 정부 조사결과를 반박할 물증 확보가 어렵다는 현실을 고려해 전체적 대응에선 최대한 신중을 기하기로 했다.
이날 워크숍에는 소속 의원 84명 중 최문순 의원을 제외한 전원과 이광재 강원도지사 당선자가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당의 상징색인 초록색 티셔츠 차림이었다. 지방선거에서 선전한 덕분인지 참석자들의 표정은 밝았고, 곳곳에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지만 의원 토론회에서는 “몸을 낮춰야 한다”는 자중론이 잇따랐다. 정세균 대표는 “겸허한 자세로 민심을 잘 반영하는 노력을 해나가는 게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국민의 여망이고 민주당이 해야 할 책무”라며 “6월 임시국회에서는 정부 여당을 강력하게 견제하고 대안이 될 수 있는 면모를 반드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선인 강창일 의원은 의원 토론회에서 “이번 승리로 지방선거 과정에서 보여준 당내 모든 문제를 덮고 넘어간다면 ‘오승자화(五勝者禍·여러 번 이겨서 천하를 얻기보다는 오히려 망한 경우가 더 많다)’의 덫에 걸릴 것”이라며 “서울시장, 경기도지사를 한나라당에 내준 것은 해당 지역의 기초단체장 득표율을 봐도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패배다. 경선 없이 당심과 민심을 얻기 어렵다는 점을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정배 의원도 “국민이 민주당을 밀어준 것은 ‘패악질 하는 자식 대신 신통치는 않지만 가능성 있는 다른 자식을 밀어준’ 부모의 심정과 같을 것”이라며 “민주당의 법통만 빼고 모조리 바꾸겠다는 각오로 쇄신하고 변화해 수권대안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사회학)는 특강에서 “이번 선거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한 적극적 반대와 민주당을 포함한 야권에 대한 소극적 지지와 기대가 섞인 결과”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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