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18대 국회 후반기 민주당 몫의 국회부의장 후보 경선 결과는 생일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
이날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의원 워크숍에서 3선의 홍재형 의원(72)은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동갑(1938년생)인 5선의 박상천 의원과 똑같이 39표를 얻었으나 ‘동수(同數) 시 연장자 배려’란 당 자체 규정에 따라 부의장 후보로 당선됐다. 홍 의원은 3월생, 박 의원은 10월생이다. 이에 앞서 실시된 1차 투표(82명 투표)에서는 홍 의원 32표, 박 의원 30표, 이미경 의원(60·4선)이 20표를 각각 얻어 당선에 필요한 재적(84표) 과반 득표자가 없었다.
사실 국회부의장 경선을 앞두고 민주당 원내행정실에서는 “국회부의장은 당직이 아닌 국회직인 만큼 동수일 경우엔 선수(選數)를 우선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됐다. 하지만 “설마 동수가 나오겠느냐”는 판단에 따라 규정을 손질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한 3선 의원은 “출생연도가 같을 경우엔 선수를 우선시해야 당과 국회의 권위가 서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당선 소감 발표에서 “당 지도부의 뜻이 국회의장단에 잘 전달되도록 ‘소통의 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석패한 박 의원은 “평의원으로서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짧은 인사말을 한 뒤 워크숍 진행 도중 자리를 떴다.
한편 이날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한나라당 박희태 의원은 고등고시 사법과 동기로 검사생활과 국회 입문(13대), 여야 원내총무(1997년) 등을 함께해온 ‘평생의 라이벌이자 친구’인 박상천 의원의 사무실을 방문해 “국회의장단에서 의장-부의장으로 ‘동거(同居)하자’”고 기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 한나라당 정의화 국회부의장 후보자
신경외과 전문의 출신으로 15대 국회에 입성한 뒤 부산 중-동구에서 내리 4선을 했다. 당 지역화합특별위원장을 맡아 영호남 화합에 앞장서 왔다. 친이(친이명박)계이면서 친박(친박근혜)계와도 교분이 두터운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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