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초특급 기밀 ‘김정일 동선’ 또 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22일 03시 00분


대북 인터넷매체 “신의주 시찰” 6시간뒤 北 중앙통신 보도

북한 내에서 초특급 기밀로 다뤄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현지시찰 동선이 또다시 북한 매체의 보도보다 앞서 남한에 유출됐다. 대북 인터넷매체 ‘데일리NK’는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18일 오후 5시 53분 “17일 신의주 화장품공장을 방문한 김정일이 이틀째 일정으로 18일 신의주 신발공장을 시찰한 후 송한동 ‘특각(별장)’에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 중앙통신은 이보다 6시간 뒤인 19일 0시 11분 김 위원장이 신의주 낙원기계연합기업소와 평안북도에 새로 건설된 축구경기장을 시찰했다고 전했다. 관례대로 김 위원장의 시찰 날짜는 밝히지 않았지만 데일리NK 보도대로 17일과 18일 신의주를 방문한 것이 확실시된다.

데일리NK는 “신의주 시내 한 소식통이 김정일의 현지지도 차량 행렬이 이동하는 것을 보고 제보해왔다”면서 “새로 건설된 축구경기장은 송한동 특각 부근에 있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20일에는 “김정일이 화장품공장과 낙원기계연합기업소를 현지지도할 때 김정은이 수행해 노동자들을 만났다”는 사실을 추가로 보도했다. 데일리NK는 지난해 2월에도 김 위원장이 생모의 고향인 함북 회령을 방문한 소식을 그의 도착 후 몇 시간 만에 보도한 바 있다.

이번처럼 김 위원장 시찰 정보를 북한매체가 보도하기도 전에 유출되는 일은 과거에도 몇 번 있었다. 특히 요즘 들어 김 위원장의 북-중 국경 일대 시찰 소식은 거의 예외 없이 남한에 유출되고 있다. 이는 휴대전화 영향이 가장 크다. 북한 보안당국은 김 위원장의 동선이 외부에 알려질 때마다 정보 유출자를 색출하기 위해 혈안이 돼왔지만 대부분이 실패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있다 체포된 애꿎은 주민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행태를 반복해왔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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