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α’ 과학벨트 동상이몽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 여야 “수정안 무산땐…”

정부-친이 “충청에 줄수 없어”
친박 ‘충청 vs 타지역’ 분분
민주 “원안에 포함” 관망
선진 “李대통령 약속 지켜야”

여야 정치권은 세종시 입주의 가장 큰 ‘플러스알파’가 세종시에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를 유치하는 것이라는 데 공감하고 있다. 과학벨트는 약 3조5000억 원을 투입해 기초과학연구원 중이온가속기단지 등을 지어 세계적인 기초과학 연구거점을 만드는 사업으로 다른 지역도 유치 작전에 무척 공을 들여왔었다.

○ 과학벨트법은 교과위에 계류 중?

정부가 지난해 국회에 제출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특별법’은 현재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 법률안에 따르면 교과부 장관이 위원장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위원회가 최종 입지를 선정하게 돼 있다. 사실상 정부가 자체 평가를 통해 임의로 입지를 지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는 세종시 수정안이 시행될 경우에 대비해 세종시의 자족기능을 보강하는 명분으로 과학벨트의 입지를 세종시로 정하기 위한 장치였다.

그러나 세종시 수정안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논의 자체가 원점에서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일각에선 국회의 법안 심의 과정에서 과학벨트의 입지 선정 방식이 공모(公募) 방식으로 바뀌거나 아예 다른 대체 입지를 명시하는 방향으로 법안이 수정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구·경북권과 수도권 의원들이 유치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한나라당 친이(친이명박)계 주류는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원안을 추진하면서 ‘플러스알파’까지 얹어 줄 수는 없다”며 “과학벨트의 충청권 유치를 보장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반면 친박(친박근혜)계의 생각은 다르다. 세종시 원안에 이미 ‘플러스알파’ 개념이 담겨 있다는 얘기다. 과학벨트법도 그런 차원에서 다룰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친박계 유정복 의원은 “플러스알파는 기존의 세종시 원안에 따라 필요한 후속 조치를 취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학벨트의 입지를 둘러싸고는 친박계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수정안이 백지화된 만큼 과학벨트는 다른 지역(대구 등)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 민주당은 신중한 반응

민주당 지도부는 ‘플러스알파’ 논란에 대해선 신중한 분위기다. 특히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 대해선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며, ‘플러스알파’의 내용은 ‘원안’에 포함된 일부일 뿐이라며 분리 대응하고 있다.

여기엔 세종시 수정법안이 폐기되어 플러스알파가 무산되더라도 2012년 총선, 대선 과정에서 여권이 표심을 고려해 플러스알파를 다시 꺼낼 수밖에 없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우상호 대변인은 “지금은 원안만 추진하도록 길을 터주면 된다. 나머지는 다음 정권에서 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자유선진당은 원안만으로 자족기능이 부족할 수 있지만 일단은 원안대로 추진해 나가면 된다는 반응이다. 여기에는 세종시 논란이 잠잠해지면 추가 입법을 통해 기업이나 대학 등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 그러면서도 과학벨트에 대해서는 “충청권에 만들어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육성하겠다고 이 대통령이 수차례 약속했다”며 약속 이행을 강조했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