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건에 대한 대응책으로 한미 양국이 서해상에서 연합훈련을 준비 중인 가운데 중국 인민해방군이 비슷한 시기에 상하이(上海) 동쪽의 동중국해에서 실탄사격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어서 민감한 해석을 낳고 있다.
26일 저장(浙江) 성 원저우(溫州) 정부 홈페이지에는 인민해방군 동해(東海·창장 강 하구∼광둥 성 난아오 섬 해역)함대 소속 제91765부대(제16쾌속함 부대) 명의로 30일부터 6일간 매일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실탄사격 훈련을 한다는 통지가 게재됐다. 훈련해역은 저장 성 저우산(舟山)∼타이저우(台州) 동쪽 8곳의 연안해역으로 훈련 기간에는 일반 선박들의 해역 진입이 엄격히 금지된다. 지난해 이 훈련은 7월 10∼15일 실시됐으나 이번에는 열흘 정도 앞당겨졌다.
중국군은 이번 훈련을 실시하는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강력히 반발해 온 데다 시기가 비슷하고 실탄훈련은 드문 편이어서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응하는 차원의 훈련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홍콩 밍(明)보는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듯 “동해함대가 실탄훈련으로 한미에 ‘대항’한다”는 제목으로 훈련 소식을 28일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훈련부대는 기뢰제거함 상륙함 대잠함 호위함과 신형 미사일을 장착한 022형 스텔스 미사일 고속정 등으로 구성됐다. 이 고속정은 ‘해상의 무영(無影·그림자 없는) 킬러’라는 별칭이 있다고 소개했다.
또 홍콩 펑황(鳳凰)위성TV는 중국군 고위층에서는 미국 조지 워싱턴 항모가 한미 연합군사훈련 참가를 위해 서해로 진입하면 미사일부대와 핵잠수함을 이용해 대응하자는 강경론도 있다고 이날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통상적 훈련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베이징의 한 군사 소식통은 “지난해 7월 중순 같은 해역은 아니지만 인근 해역에서 실탄훈련이 실시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연례훈련을 앞당겼다는 것이다.
한편 국방부 관계자는 “한미 양국 군의 서해 연합훈련 날짜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중국군 훈련에 대해 특별히 언급할 게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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