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부 급식비 지원은 법적근거 없어

예산배정-운영 지자체 소관… 추경편성 대상도 안돼

“꼭꼭 씹어 먹어요.” 2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고은초등학교 2학년 어린이들이 점심시간에 학교 급식을 배식받은 뒤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무상급식을 전체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생으로 확대하려면 1조7000억 원 정도의 돈이 더 들지만 현행법 체계에서는 중앙정부가 재원을 댈 방법이 없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가 사업우선순위를 조정해 재원을 조달해야 하지만 이미 예산이 배정된 사업을 줄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무상급식과 관련한 예산 배정과 운영권이 지자체에 모두 넘어간 데다 추가경정예산 대상 사업도 아니어서 중앙정부가 재원을 별도로 지원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28일 밝혔다.

재정부 분석 결과 전체 초등학생과 중학생에게 1년에 180끼를 제공하려면 2조 원이 소요돼 전체 무상급식비가 현행 3400억 원에서 1조6600억 원 늘어난다. 무상급식 대상을 전체 고등학생으로 넓히면 총 2조8000억 원이 들어 2조4000억 원 정도의 예산이 더 든다.

지자체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지만 2005년 중앙정부가 내국세 가운데 지자체에 떼어주는 교부금 비율을 14%에서 19.4%로 높이면서 급식 관련 예산 배정 및 운영권을 모두 지자체로 이관해 중앙정부로서는 무상급식 예산을 지원할 근거가 없다. 야당은 무상급식에 드는 추가비용을 중앙정부가 절반을 부담하고 나머지를 지자체와 지방교육청이 부담하면 된다고 하지만 현행법상 무상급식은 지자체의 고유 행정이라는 것이다.

무상급식은 추경 편성 요건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국가재정법상 추경은 △전쟁이나 대규모 자연재해 △경기침체나 대량실업사태 △남북관계 변화 △국가가 지급해야 할 지출 상황 등이 발생했을 때만 편성할 수 있지만 무상급식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재정부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무상급식을 전면 실시하는 국가는 조세부담률이 높은 스웨덴 노르웨이 등 일부 국가뿐”이라며 “정부는 무상급식 전면 확대에 원칙적으로 반대”라고 말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