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개월 동안 정치권에서 태풍의 눈이었던 세종시 수정법안이 29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날 세종시 수정법안은 재적의원 291명 중 275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찬성 105명, 반대 164명, 기권 6명으로 부결됐다. 수정안에 반대해온 한나라당 친박(친박근혜)계와 민주당 자유선진당 등 야당 의원들은 예상대로 대부분 반대표를 던졌다.
수정안이 백지화됨에 따라 앞으로 세종시는 9부 2처 2청의 정부부처 이전을 핵심으로 한 원안대로 건설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 등을 둘러싸고 ‘플러스알파’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 수정안의 폐기는 여권 주류 진영의 국정 장악력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본회의에선 표결에 앞서 한나라당의 친이(친이명박)계 임동규 의원 등 의원 66명이 부의한 세종시 수정법안을 놓고 12명의 의원이 찬반토론을 벌였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직접 반대 토론에 나서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며 “오늘 표결을 끝으로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을 접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파나마를 공식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수정안의 국회 부결 소식을 전해 듣고 “국정운영의 책임을 맡고 있는 대통령으로서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러나 나는 국회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이제 우리 모두는 국회 결정에 대한 평가는 역사에 맡기고, 세종시를 둘러싼 갈등을 넘어서서 국가 선진화를 위해 함께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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